삶이란

[스크랩] 5월의 숲

지성유인식 2006. 5. 3. 01:58

 

 

 

 

    5월의 숲

     

     

                      복 효 근

     

     

    그러니 그대여,
    오늘은
    내가 저이들과 바람이 나더라도
    바람이 나서 한 사나흘 떠돌더라도
    저 눈빛에
    눈도 빼앗겨 마음도 빼앗겨
    내 생의 앞 뒤를 다 섞어버리더라도
    용서해다오
    세상에 지고도 돌아와 오히려 당당하게
    누워 아늑할 수 있는 그늘이
    이렇게 예비되어 있었나니
    그대보다도 내보다도
    또 그 무엇보다도
    내 남루와
    또한 그대와 나의 마지막 촉루를
    가려줄 빛깔이 있다면
    그리고 다시 이 지상에 돌아올 때
    두르고 와야 할 빛깔이 있다면
    저 바로 저 빛깔은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대여
    오늘은
    저이들이랑 그대와 나와랑
    함께 바람이 나버려서
    저이들이 길어오는 먼 나라의 강물빛 아래 누워
    서로를 들여다 보는 눈빛에서
    엽록소가 뚝뚝 듣게 해도 좋겠다
    저 숲나무 빛깔로 그대로 저물어도 좋겠다

     

     



    1962년 전북 남원출생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편운문학상 신인상
    2000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수상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등

     

     

     

     

     

     

     

     

     오월의 바람이 숲에서 분다

     뻐꾹새 울음을 안고

     그대를 그리워하는 나

     어느날은 꽃도 되고

     어느날은 숲도 되나니

     

     나도 모르는 마음

     그대에게 자꾸만 안부를 전한다

     바람의 숲 언저리에서....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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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랑. 시. 그리움 하나
글쓴이 : 향기로운 추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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