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특별시장, 직할시장, 광역의회 의원, 시장, 군수, 기초의원, 교육감 선거가 어느덧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4월, 5월 온통 천안함 사건에 이목이 쏠렸었는데, 6월 2일이 바로 투표일이다.
선거와 관련하여 이런 유머가 있다.
후보자: “제가 당선되면 반드시 도로와 다리를 놓아드리겠습니다.”
유권자: “우리 마을에는 강이 없는데요?”
후보자: “걱정하지 마십시오. 강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선거철, 마음이 급하다 보면, 정당과 후보자는 ‘표가 되는 것이면’, 무슨 공약이나 남발하기 마련이다.
4월, 5월, 6월의 시민혁명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다
이번 ‘6월 지자체 선거’는 여러 가지를 떠올리게 한다. 우선 한국 현대사 속에서, 연대는 달리하지만, 4월은 ‘4월혁명’이, 5월은 ‘광주민주항쟁’이, 6월은 ‘6월항쟁’이 일어난 달이다. 서양 근대문명 속에 영국의 ‘청교도혁명’,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대혁명’이 있었다면, 제3세계에서는 아직까지는 거의 유일하게 ‘4월혁명’(1960년), ‘부마사태’(1979년), ‘5월 광주 민중항쟁’(1980년), ‘6월항쟁’(1987년) 등이 성취시킨 ‘20세기 한국 시민혁명’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서양의 3대 시민혁명은 모두 세금문제에서 발단되었다. 그들의 첫 번째 주장은 “동의 없이 세금 없다”라는 것이었다. “무엇을 위해 세금을 걷으려 하는가?”, “세금을 얼마나 걷을 것인가?”, “누구에게 얼마를 할당할 것인가?”에 대해 인민의 동의를 받으라는 것이다. ‘왕권신수설’을 신봉하는 절대 권력이 ‘그 권력의 자의적인 남용’을 통해 인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이었다.
성공한 시민혁명들은 이 ‘중세적 왕권’과 ‘근대 시민세력’의 대결에서 시민세력이 승리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근대 시민혁명에서 ‘표현의 자유’와 ‘저항권’이 모든 자유 중의 핵심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20세기 한국 시민혁명’을 통해 진정한 나라의 주권자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진짜 ‘나라의 주인’이 되려면,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누구에게 얼마의 세금을 걷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따져 물어야 한다. 어디에 어떻게 쓰라고 요구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요구들이 현행법에서 ‘위법’이라고 규정되어 있다면,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잘못이 아니라 아직도 ‘구체제의 유물’로 남아 있는 특정한 현행법이 잘못된 것이다. 민주주의에 배치되는 법인 것이다.
진짜 나라의 주인이라면 선거를 제대로
함세웅 신부는 이런 증언을 한 바 있다. 80년 5.17 전두환 군사쿠데타 직후 합수부의 조사를 받았을 때, 수사관들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너희들의 입에서 다시는 자유니, 민주주의니, 인권이니, 노동해방이니, 남북화해니, 남북 평화통일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만들겠다”라고.
전제주의적 정치권력이 국민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협박한 것이 불과 30년 전의 일이다. 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과 인권 유린이 ‘법의 이름으로’ 행해졌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민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들이 선거를 무슨 요식행위처럼 심드렁하게 치르느냐, 아니면 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들의 민생, 진정한 민주적 선진국가에 대한 비전을 가진 정치인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기회로 삼느냐 하는 것은, 시민사회가 더욱더 힘을 길러 가느냐, 아니면 민주주의적 의식과 제도를 퇴행시키느냐의 분수령이 되어왔다.
한국의 시민사회 역사는 아직 일천하다. 아니, 우리는 지금 제대로 된 시민사회를 형성해 가고 있는 힘든 과정에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주권자로써 이 2010년 봄날에 낮잠 자지 말아야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글쓴이 / 이룰태림(성유보)
· 언론인
· 한겨레신문사 초대편집위원장
·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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