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지도자에 대한 믿음

지성유인식 2008. 4. 18. 00:33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는 공자에게서 배운 참으로 옳은 말을 『논어』에 남겼습니다. “높은 지위의 지도자는 백성들의 신뢰를 받은 뒤에야 백성들에게 일하도록 할 수 있으니, 믿음을 받지 못하면 자기들만 괴롭힌다고 여긴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은 뒤에야 잘하도록 간(諫)할 수 있으니, 신임을 받지 못하고 간하면 자기를 비방하는 것으로 여긴다”(君子 信而後 勞其民 未信則以爲 己也 信而後 諫 未信則以爲謗己也:子張)라고 하였습니다.

주자(朱子)도 그렇게 해석했지만 다산도 ‘견신(見信)’이라고 신(信)을 해석하여 명확하게 남이 믿어주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믿어주는 덕목(德目)을 열거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을 남이 믿어주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열거했습니다. 자신이 행하는 덕행(德行), 즉 덕성스러운 행위가 믿게 해주고, 고의(高義), 높은 의리가 믿게 해주며, 지절(志節), 지조와 절개가 높아야 믿어주며, 재학(才學), 재능과 학문이 훌륭해야 믿어주며, 지술(智術)이나 충신(忠信)으로 남이 믿어주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과 행위가 일치하고, 덕행·고의·지절·재학·지술·충신의 덕목 등을 통해서 남들이 믿어주어야만 ‘유위(有爲)’라는 단어에 충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찌하여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을까요. 옛날 속담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위가 높은 지도자건, 그 아래의 지도자들이건 누구의 말이나 행위도 믿을 수도 없고 믿어주지도 않는데 어디에서 되는 일(有爲)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공자는 아무리 먹을 것이 풍부하고 강한 군대가 있어도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더구나 지난번의 선거철에 쏟아지던 지도자들의 말은 왜 그렇게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많았을까요. 이처럼 믿을 수 없고 믿어지지 않는데, 선거에 무슨 흥미가 있어 투표율이 오르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이 시대의 현안은 바로 ‘견신(見信)’입니다. 남들이 믿게 해주는 일입니다. 믿을 수 있어야만 되어지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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