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그렇게만 하면 된다’고 했을까요. 『맹자』를 읽어보고, 그에 대한 탁월한 연구서인 다산의 『맹자요의』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렇게 엄정한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는가를 느끼면서 감탄을 금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맹자는 “해야 하지 않을 일을 하지 않아야 하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어 하지 말아야 한다”(無爲其所不爲 無欲其所不欲 : 盡心上)라는 짤막한 진리를 설파했습니다. 그런 내용의 결론으로 맹자는 “그렇게만 하면 된다”(如此而已矣)라고 확신을 했습니다.
다산은 말합니다. “인간에게 항상 두 가지의 뜻이 상반되게 있어서 동시에 함께 나타난다. 이것이 인간과 귀신, 선과 악의 분별이며,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의 싸움이자, 의(義)가 이기느냐 사욕이 이기느냐의 판결이다. 이런데서 맹렬히 반성하고 힘껏 극복할 수만 있다면 도에 가깝게 된다. 하지 않아야 함, 하고 싶지 않아야 함은 도심에서 나오니 바로 천리(天理)다. 해버리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심에서 나오니 바로 사욕이다”라고 자세히 설명하여, 인심을 제어할 수 있어 도심의 명령에 따른다면 그게 바로 공자가 말씀하신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유교의 최고 가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인심과 도심의 싸움에서 도심이 이기고, 의(義)와 욕(欲)의 싸움에 의가 이기는 판결을 받아 기(己)인 사욕을 극복하여 천리인 예(禮)로 돌아갈 수 있다는 원리, 바로 공자·안자(顔子)·증자(曾子)·자사(子思)같은 성인들이 서로 전해주며 엄밀하게 부탁한 요지(要旨)였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야만 하고, 하고 싶지 않은데도 하고 싶어 해야만 하는 세상의 많은 일들, 어떻게 그런 함정에서 벗어나 유교의 근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안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하고, 그렇게도 하고 싶지 않건만 하고 싶어만 해야 했던 인간의 불행한 역사가 얼마나 계속했는가요. 재판과정, 수사과정, 행정행위과정에서 억지춘향이를 얼마나 많이 했던가요. 행여라도 오늘 같은 개명한 민주주의 세상에는 그런 일은 없을까요. 그래서 다산은 “그렇게만 하면 된다라고 했으니 도(道)가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는 “오호, 지극한 이치로다”(鳴呼至矣)라는 탄식으로 말을 마쳤습니다. 제발 하지 않을 일은 하지 말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어 하지 말아주면 어떨까요.
박석무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