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은 내 친구
현대시//홍윤표
오랜만에 내 친구가
술을 끊었다; 술잔을 버렸다
해뜨자 실시간으로 마시던 친구의 술버릇인데
술 끊은 이유를 도무지 알수가 없다
술맛이 써서 그런지 몸이 아파서 그런지
술을 지독하게 마셔 술 투정이 심해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술을 끊었는지
도무지 이유가 분명치가 않다
술 잘 마시던 친구가 술을 끊었다
그는 만나도 생기가 없다
술로 인해 인생을 다듬고 인생을 섬처럼 여기는
고통을 밤새워 이겨내는 걸 봤는데
친구가 그 좋은 술을 끊었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친구야 술로 돌아와 내 옆에 앉아다오
사는게 다 주저앉고 일어서고 춤추고 그러는걸
술을 끊고 고통에 촛불을 켜는 너는
겸칩날 실개천에는 버들개지 옷을벗고
꽃을 피우고 꽃길을 활짝 여는데
친구야 힘내라 힘내 오늘 난 소꿉장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 애기를
걸기도 전에 "나 술 안마시간"
다음에 만나자 미안해 하는 말에
난 기가 풀렸다 전화 건 손이 얼었다
홍윤 표 님의 문학서제 가는길...
출처 : 유정이의 공간 플리닛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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