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인가요?
퇴근길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합니다.
바람에 이끌려...
대개는 봄이 한창 무르익을때 야생화를 보려고 찾는곳인데,
오늘 문득 그곳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이른 봄 튤립이나 할미꽃부터 시작해서 늦은 가을 구절초까지
그곳에 가기만하면 언제든지 야생화들의 향연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꽃보다는 그냥...조용히 걷고 싶어 그곳엘 갔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입구에서부터 건물과 풍경을 꽃과 함께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원불교 익산성지는...
우리 고유의 종교가운데 유일하게 이땅에 굳건한 토대를 마련하고,
전 세계에 포교를 활발히 하고 있는 원불교의 총부가 있는 곳입니다.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小太山 박중빈朴重彬이(제 친구의 조부 되십니다) 창시한 불교 계통의
신종교로서 불교의 교리와 비슷한 부분이 많으며 중생의 삶속에서 함께하는 생활종교 입니다.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면 길룡리 태생인 소태산은(교육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중고등학교 교리
시간에 배운 창시자 주소를 아직도 외우고 있으니...^^) 소년시절부터 구도생활을 시작하여 26세
때인 1916년 우주와 인생의 궁극적 진리를 깨닫고 원불교를 창립합니다. (석가모니는 생노병사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해법을 찾기위해 출가한지 5년만엔가 깨달음을 얻었으니 석가모니보다 조금 더
걸렸네요)
원불교의 기본교리는 우주와 인생의 근본질서를 일원상一圓相이라 하고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아 원만한 인격과 광대무량한 낙원세계 건설을 최고 이상理想으로 합
니다.
그렇다보니 원불교 성지에 있는 건물이나 탑 등의 조형물에서 쉽게 눈에 띄는것이 바로 원 입니다.
오층탑에서도,
비석에서도,
창문에서도,
지붕에서도
숨은그림 찾기 : 초록양산을 들고 사진찍는 초록
그리고 출입문의 손잡이에서도 크고작은 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지에는 일제시대에 세운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어느새...
마당엔 낙엽이 수북이 쌓이고...^^;;
그래도...
야생화를 못본척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섭섭하겠죠?
옥잠화인데 너무 청초합니다.
특히 꽃봉오리가 처음 맺히는 부분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꿀벌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 꽃은 범꼬리풀 이구요.
상사화
대문 기둥 한 켠에 능소화도 마지막 빛과 향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벌개미취
범꼬리풀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담장 바로옆에 찻집이 있습니다.
간판도 눈에 잘 띄지 않을뿐더러 출입구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지요.
봉숭아 꽃만 보면...
손톱에 꽃물을 들이고 싶어집니다.
아직 한 번도 봉숭아 꽃물을 들여본적이 없거든요.
그냥...
조용히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할겸 걷고 싶었는데,
핸드백에 카메라가 들어있다보니 이렇게 사진만 몽땅 찍고 다녔습니다.
돌아오는길...
먹구름이 잔뜩낀 하늘이지만 혹시나 저녁노을을 볼 수 있을까하여...
원불교 성지 맞은편에 있는 원광대 교정에 앉아서 어둠이 내릴때까지...
하늘만 바라보다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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