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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국가의 조건

지성유인식 2021. 9. 24. 08:18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나라 혹은 지배적 위치에 있는 나라를 '패권 국가'라고 합니다.

지금은 미국이고 여기에 중국이 도전하는 형국입니다.

그렇다면 그 동안 어떤 나라가 패권을 가졌을까요? 오늘은 그런 패권의 이동에 관한 책 <패권의 대이동>을 소개합니다.

패권의 핵심은 경제력과 군사력입니다.
근데 패권 국가마다 조금씩 성격이 다릅니다.
스페인은 영토와 군사력의 결합이고, 네덜란드는 상업과 군사력의 결합입니다.

영국은 상업과 산업의 힘을 토대로 해군이 탄생했고 그 덕분에 패권을 잡게 됐습니다.

그럼 현재 미국이 패권을 잡게 된 주된 요인은 뭘까요? 기술과 기업이 큰 요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패권을 잡은 국가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스페인입니다.
16세기 초 스페인은 로마보다 넓은 영토를 가졌습니다.
전쟁이 아닌 결혼과 상속, 외교를 통해 여러 나라를 편입시켰습니다.
중앙집권이 아닌 여러 나라가 황제 개인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결합한 복합왕국 체제입니다.
영토 확장에는 유리하지만, 재정자원을 관리하고 동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얻어낸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이 있었지만 1세기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돈 관리에 실패했고 종교를 명분으로 너무 여러 나라를 괴롭혔고 그게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는데 80년 동안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네덜란드와 전쟁을 하고 무적함대가 패하면서 파산을 거듭하다 결국 패권국가의 위치를 잃습니다.
돈 벌 줄은 모르면서 돈 쓸 줄만 아는 국가의 종말입니다.

다음은 네덜란드입니다.
이 나라 부의 시작은 '청어잡이'입니다.
발트해에 주로 머물던 청어떼가 15세기 소빙하기 이후 네덜란드 앞바다인 북해로 이동하면서 어업이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청어 내장을 제거해 소금에 절이는 기술을 개발했던 네덜란드 어부들은, 이후 기동력이 좋고 안정적인 배를 이용해 청어로 무역을 했습니다.
이것이 조선업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여기에 네덜란드가 패권을 쥐게 되는 결정적 사건이 벌어지는데, 바로 스페인과의 전쟁입니다.
종교적인 이유 플러스 스페인의 무리한 세금인상에 네덜란드가 발끈한 겁니다.
정치적 저항을 꺼리는 상인들이 저항한다는 건 그만큼 제국이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스페인과는 달리 전쟁이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옵니다.
전쟁을 피해 이주한 수많은 이민을 유치해 자본과 지식, 사업 네트워크를 흡수한 것이지요.
무엇보다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만든 것이 결정적입니다.
네덜란드 전국 의회가 여러 회사 통합에 직접 관여해 동인도회사를 세운 뒤 정부가 적극적으로 회사를 지원했습니다.
덕분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아시아 무역에 성공했고 그렇게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스페인의 뒤를 이어 세계 패권을 넘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던 네덜란드가 쇠락하기 시작합니다.
거듭된 전쟁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봉건 귀족을 대상으로 한 사치품 무역을 통해 이윤을 냈는데, 17세기 소빙하기의 위기 때문에 귀족들의 구매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이윤을 창출할 대체 구매자를 찾지 못한 것이지요.

세 번째는 영국의 부상입니다.
영국이, 무적함대 스페인은 이겼지만 패권이 바로 영국으로 온 건 아닙니다.
바로 정치적 혼란 때문이었습니다.
근데 크롬웰이 왕이 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그는 본격적으로 중상주의를 실천합니다.
가장 큰 건 '삼각무역'을 통한 자본의 축적입니다.
'영국'을 출발한 배는 인도산 직물이나 술, 총, 각종 제조업 제품을 싣고 '서아프리카'에 도착해 현지 노예상인으로부터 노예를 산 뒤 '아메리카'로 갑니다.
노예를 거기에 팔고 대신 설탕이나 담배, 커피, 염료 등을 채우고 다시 영국으로 떠납니다.
노예무역과 노예제는 영국이 누린 부의 근원입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렇게 축적된 자본은 그 자체로 패권 형성의 요인이 됐습니다.
그걸 군사력으로 전환해 패권을 얻은 것이죠.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산업혁명입니다.
근데 왜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났을까요? 그 이유가 좀 특이합니다.
풍부한 노동력 덕분입니다.
여러 이유로 많은 노동자들이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립니다.
노동자의 임금이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6배쯤 됐는데요, 그러다보니 자본가 입장에서 비싼 노동력 투입을 줄이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자본을 투입하면서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던 겁니다.
가장 노동집약적인 면직물 공장에서 가장 먼저 혁명이 일어난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기술혁신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18세기 영국귀족은 집에 실험실을 갖추고 여러 실험을 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학구열이 넘쳤고 지식비용도 쌌습니다.
또 영국의회와 정부는 교역을 방해하는 규제를 폐지하고 특허제도를 통해 기술을 보호하고 기술개발을 독려했습니다.
방적기, 역직기 등이 정부 보상금을 받고 탄생했죠.
하지만 19세기 말 장기 불황이 찾아오고 제국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영국의 패권국 위상도 점점 약화됩니다.

그렇게 20세기 초 영국이 쇠락한 뒤부터 현재까지 세계 경제와 군사, 정치를 좌우하는 패권 국가는 미국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전쟁 덕을 많이 봤습니다.
전쟁 덕분에 우수한 인력이 대거 미국으로 왔고, 시장이 커지면서 제조 강국 미국의 물건이 전 세계로 팔려나갔습니다.
원래 미국은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해 무역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는데요, 대공황을 거치면서 달라집니다.
대공황은 생산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뒷받침을 못해 일어난 일이죠.
이 경제 위기 때 전쟁이 터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린 건데요, 이때 미국은 고립주의를 버리고 자유무역을 선택하면서 근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패권 국가의 발판을 다지게 된 것이죠.

그런데 언제까지 미국이 패권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이 패권을 잡게 될까요?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이 격동기에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을 통해 한 나라에 행사하는 힘의 근원이 진정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지, 그 힘을 갖추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은 스로리팍지중혜의 책 소개내용이였는데
궁극적으로는 경제력이 패권국가가 되기 위한
제1의 조건이고, 그 경제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느냐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 패권국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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