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포럼 제 1037 호 |
아! 테스 형 |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
2020년 최대의 화제는 단연 나훈아이다. 지난 9월 23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서 그는 2시간 30분 동안 약 30곡의 노래를 불러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시청률이 40%라고도 하고 29%라고도 하는데 29%라고 해도 이는 놀라운 시청률이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그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가 부른 노래 중에서 가장 많은 갈채를 받은 것은 ‘테스 형’이다. 그는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싱어송 라이터’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데에는 그의 가창력에 기인한 바가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가 쓴 노랫말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주제는 ‘아픔’이다. 이어지는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 사랑은 또 왜 이래”에서 이 아픔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의 아픔은 세상에 대한 아픔이고 사랑에 대한 아픔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 세월은 또 왜 저래 / 먼저가본 저 세상 어떤 가요 테스 형 /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 형”에서 이 아픔은 세월에 대한 아픔까지 품는다. 우리가 그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가수로서의 실력 때문일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기만의 삶의 자세와 철저한 장인정신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는 1996년 일본 오사카 공연의 말미에서 ‘쾌지나칭칭나네’ 후렴구 앞에 ‘독도는 우리 땅 누가 뭐래도 우리 땅’이라는 노랫말을 넣어서 열창했다고 한다. 한일문제가 날카로웠던 때 일본 땅에서 이렇게 노래한다는 것은 여간한 배짱과 신념과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연히 극우단체로부터 협박전화를 받았지만 ‘죽이려면 죽여봐라’며 버텼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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