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진정한 배려는

지성유인식 2015. 7. 7. 18:07

한 이등병이

몹시 추운 겨울날

밖에서 언 손을 녹여 가며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소대장이

그것을 보고 안쓰러워하며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김 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그 이등병은 소대장의 말을 듣고

취사장에 뜨거운 물을 얻으러 갔지만,

 

고참에게 군기가 빠졌다는

핀잔과 함께 한바탕 고된 얼차려만

받아야 했습니다.

 

빈 손으로 돌아와

찬물로 빨래를 계속하고 있을 때

중대장이 지나가면서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김 이병, 그러다 동상 걸리겠다.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서 해라.”

 

신병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이번에는 취사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가 봤자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혼만 날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년의 인사계가

그 곁을 지나다가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추고 말했습니다.

 

“김 이병,

내가 세수를 좀 하려고 하니까

지금 취사장에 가서

그 대야에 더운물 좀 받아 와라!.”

 

이등병은 취사장으로 뛰어가서 취사병에게 보고했고,

 

금방 뜨거운 물을

한가득 받아 왔습니다.

 

그러자 인사계가 다시 말했습니다.

 

“김 이병!

그 물로 언 손을 녹여가며 해라.

 

양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동상은 피할 수 있을 거야.”

 

소대장과 중대장,

그리고 인사계 3명의 상급자

모두 부하를 배려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말로 부하에게 도움이 된 것은

단 한 사람뿐입니다.

 

나의 관점에서

일방적인 태도로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에게 도움을 줬다고

혼자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봅시다.

 

배고픈 소에게 고기를 주거나,

 

배고픈 사자에게 풀을 주는

배려는 나의 입장에서

단지 내 만족감으로 하는

허상의 배려입니다.

 

배려(配慮)는

짝"배", 생각"려"를 합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 비탈의

바위와 흙과

이끼와 물과 나무도

서로 배려하면서 공존하고 살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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