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진안 마령에서 정태한씨(54)가 키우는 토종닭(마령재래토종닭)이 국내 최고의 닭으로 등극했다. ‘마령재래토종닭’이라는 상표를 달고 이달 6일부터 서울 강남의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계란 1개는 1,380원으로 일반 계란(110~500원)에 비해 최고 10배가량 비싸다. 30개들이 계란 1판은 4만1,400원으로 국내 최고 가격이다.
또 삼계탕용 닭(750g) 3만 7,000원, 백숙용 닭(1㎏ 이상) 6만원으로 역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육계와 비교할 때 10가량 비싸다. 그런데도 매일 납품한 물량 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백화점측이 애를 태우고 있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잇따라 입점을 제안을 하고 있지만 생산량 때문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명품 백화점에 명품 계란, 명품 토종닭이 입점하기까지는 공급자 위주의 음식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정씨의 고집과 오랜 땀의 결실이 담겨있다. 2002년 10월, 진안군 마령면으로 내려온 정씨는 토종닭을 복원해 명품 닭을 만들자는 뜻을 세우고 6년여동안 토종닭과 뒹굴었다. 2년동안 강원도 산골에서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전국을 훑으며 토종닭 형질을 보유한 380여마리를 수집했다.
이후 3년여에 걸쳐 11개 무리로 종계 보완작업을 계속하며 근친을 풀고 우성 형질만 남겼다. 이렇게 제대로된 토종닭(1만 5,000수)을 바탕으로 정씨는 철저한 친환경적인 사육 방법을 고수했다. 마령농장(174만㎡)의 닭들은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유기농 사료를 먹으며 활보하고 있다. 한우보다 비싼 명품 닭이 태어나게 된 과정이다.
닭장의 바닥은 황토와 짚을 번갈아 30㎝ 두께로 깔았다. 닭들은 미생물이 풍부한 바닥을 헤집으며 모이를 찾고, 배설물은 황토와 섞여 자연분해 된다. 사료 또한 콩 옥수수 싸라기 밀겨울 등 곡물만 사용하며, 잡초도 신선한 먹이다. 지난해 8월 농협중앙회 축산연구소에 의뢰한 성분 결과 베타락탐계, 설파계, 테트라계, 유기인계, 유기염소계, 카바마이트계 등 6개 항목 모두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
이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축산물로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농산물 인증서를 받았다. 정씨는 “기형아 출생, 아토피 환자 등 성장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질병의 대부분은 불안전한 먹거리에 있다. 내 자식이라면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로 범벅된 닭을 먹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5월 6일 서울 강남 복판에 ‘마령농장’이라는 음식점을 열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계탕 1인분(반마리) 6만원, 백숙(2인분) 10만원, 백숙(4인분) 20만원, 용봉탕(4인분) 50만원으로 역시 국내 최고 가격을 고집했다. 매월 두배 이상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최고 가격이 아니다. 여기에는 토종닭을 완전 복원시켰다는 자부심과 내 자식에게 먹이는 닭이라는 자신감이 담겨있다”는 정씨는 앞으로는 게르마늄 등 천연물질이 함유된 기능성 계란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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