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위대한 이름
태평양 연안에 천축잉어라는
바닷고기가 있습니다.
암놈이 알을 낳으면 수놈이 그 알을 입에 담아
부화시킨다고 합니다
입에 알을 담고 있는 동안
수컷은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점점 쇠잔해지고 급기야 알들이 부화하는 시점에는
기력을 다 잃어 죽고 만다고 합니다.
수놈은 죽음이 두려우면 입 안에 있는 알들을
그냥 뱉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수놈은 죽음을 뛰어 넘는 사랑을 선택합니다.
이 땅에는 아버지란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누구 하나 위로해 주지 않는 그 무거운 자리,
그러고 보니 아버지의 어깨를 단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 준 적이 없었습니다.
왠지 부끄럽고 미안한 밤입니다.
김현태 <행복을 전하는 우체통>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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