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에서 근무하던 입사 1년차 신입사원이 최근 회사를 떠나면서 사내 전산망에 올린 사직서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다.
이 직원은 사직서에서 삼성물산을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에 비유하면서 “더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한다”며 “다른 직장이 정해졌거나 공부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 퇴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 들어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다”며 “술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이런 질문들이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라고 했다.
그는 “5년 뒤 내 자리, 10년 뒤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과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뭘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며 사직서를 낸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이 직원은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라며 회사를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놓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린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그때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대단한 변혁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그는 회사를 통해 배운 것은 “집단 윤리 수준이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와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이라며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 마치 100을 다하는 척하는 것은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해 무슨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생각했을 때,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갈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이나 고민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라며 “월급쟁이 근성을 버리라고 하면서 월급쟁이가 돼야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와 1년 만에 월급쟁이가 돼간다.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다”며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 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이라며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인 만큼 10년 20년 후에 저의 동기들이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됐을 텐데’라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는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한다”는 말로 사직서를 끝맺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실제로는 똑똑한 직원들이 먼저 짤렸다면 이해가 갈가요...
그게 바로 집단주의 이라고 생각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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