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말 단발령의 가치는?
김문식(단국대 사학과 교수) 청나라가 건국된 이후 조선인들은 자신들의 머리모양과 복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북경을 방문한 조선인들은 변발(辮髮)에 좁은 소매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중국이 마침내 오랑캐의 나라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그들은 전통적인 머리모양과 복식을 유지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다행이라 생각하고, 이를 문명국의 표상이라 여겼다. 그런 조선인에게 1895년에 내려진 단발령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문명국의 표상인 상투를 자르고 머리모양을 서양 오랑캐처럼 하라는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인 최초로 단발을 한 사람은 수신사로 일본에 파견된 박영효라 생각된다. 최근 이경미 교수가 고증한 바에 따르면, 박영효가 1882년 9월 15일(양력 10월 26일) 도쿄의 스즈키(鈴木) 사진관에서 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