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成 90

소통이 없어 딸이 죽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강원도 동해 바닷가 '안인진'이라고 하는 어촌에 한 어부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딸 하나가 있었는데 과년하도록 출가를 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과년한 딸이 출가를 못한 것은 인물이 못나서도 아니고 마음씨가 나빠서도 아니었다. 그 까닭인즉, 처녀가 남자를 보는 눈이 하늘처럼 높아 웬만한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아니하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이웃집 할멈이 중신말을 끄집어 냈다. 말하는 총각은 건너 마을 사는 대장간집 맏아들 곰쇠였다. 과년한 처녀 해랑(海娘)은 곰쇠를 익히 알고 있었다. 오종종하고 얼굴이 검은, 보잘 것 없는 곰쇠라, 해랑의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해랑은 하나같이 중신 들어오는 총각이 못난 녀석들만인 것에 짜증을 내다 바닷가로 나갔다. 바닷가에는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었고,..

自成 2018.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