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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노무 골프 끊어버려야지.

지성유인식 2006. 12. 9. 16:57



골프!!!
이놈 이제는 끊어야지.

앉아서 가만 생각을 해보니, 참, 기도 안 차는 것이....
나원, 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말예요,
운동할 때마다 뭐 한 번을 즐겁게 해주길 하나!!
친구간에 우정을 돈독히 해주길 하나,
열은 열대로 받구,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가구,
돈은 돈대로 들구, 어디 그 돈만 드나요.
또 내기한답시고 알토란같은 돈 잘친놈에게 바치고.

남들 농사짓는데 놀러 다닌다구 손가락질은 제일 먼저 받죠,
가뭄, 수해 때 골프채 들고 다니면 돌멩이라도 맞을 분위기이고,
정권이 한 번 바뀌기만 해도 눈치보느라고 가재미 눈이 되질 않나,
월급쟁이 친구들은 정모씨처럼 가명으로 부킹을 하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잘 맞기를 하나
안한 놈이 운으로 버디를 하질 않나...

공 한개 값이면 자장면이 곱빼기로 한 그릇 이상이고
오비 한방에 우리 아들 좋아하는 통닭 한마리가 휑하니 날라가고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하며 허허 웃어야지 인상쓰면 인간성 의심받죠.
(자장면 한 그릇 물에 쏟아놓고 웃어 보세요
통닭 한마리 물에 빠트리고 실실거려보세요.
아마 미친 놈이라고 할 텐데...)

웬수 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로 만들기라도 했나 우라지게 비싸죠
드라이버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33인치 칼라 평면 테레비 값이죠
그것도 모자라 비밀병기랍시고 몇십만원에 백만원 넘는놈도 있고
그노무 채 넣구 다니는 가방도 툭하면 몇십만원
오늘 좋다고 해서 사 놓으면 내일 구형이라고 또 새 거 사라 하고....

그것 뿐이랴!
풀밭 좀 걸었다고 달래는 돈이 쌀 한 가마니 값.
그나마도 한 번 치려면 골프장 직원한테 혀 꼬부라진 소리해야 하고
노는 산 깎아서 골프장 만들어도‘좁은 땅덩어리’에 골프장 만든다고 욕먹고
나무 심고 잔디 키워놔도 농약 친다고 욕먹고
여름이라고 햇빛을 피할 수 있나,
겨울이라고 누가 따스한 입김을 한 번 불어주나
땡볕에 눈보라에도 제대한 지가 언제인데
툭하면 산등성이로 기어올라가 각개 전투해야하고
호수랍시고 물만 보면 피해 다녀야 하고
공이 갈 만한 자리에는 무슨 심술로 모래웅덩이 파놓고
그린키퍼는 공 못 들어가게 할라구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데다 콧구멍 만하게 뚫어놓고.

잘 맞으면‘일 안하고 공만 쳤나?’욕먹고
안 맞으면운동신경 더럽게 없다고 놀림받고
퍼팅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 욕먹고
길면 쓸데없이 힘쓴다 욕먹고
짧으면 쫄았다고 욕먹고
돈 몇 푼 따면 곱빼기로 밥 사야 되고 돈 잃으면 밥 안사주나 눈치 봐야 되고
집에 오면 알아서 왕비마마 비위 맞추느라 설거지 해야되고
아들 내미 성적 떨어져도, 공치는 아비 잘못...

골프쳐서 공사한건하면 누구나 따는 오더이고
못 따면 골프까지 쳤는데 그것도 못 따냐고 욕먹고
안 맞아서 채 한번 집어 던졌다간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늦장 플레이라고 욕먹고
빨리 치면‘촐싹댄다고 욕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날라리냐?’욕먹고
점잖게 입으면‘초상집 왔냐?'고 욕먹고
시원하게 입으면 노출이 심하다, 따뜻하게 입으면‘쪄죽을 일 있냐?고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제비 같은 놈’이라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못 치면‘겉만 뻔드르르하다’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니가 그거라도 잘 해야지.’라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공도 못 치면‘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욕먹고...

농담하면서 공치면 까분다고 욕먹고
진지하게 공치면 열 받았냐고 욕먹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찝적댄다고 욕먹고
아차 한 마디 잘못했다간 성희롱한다고 욕먹고
농담 안하면 또 분위기 망친다고 욕먹고..
싱글 하면‘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하고
싱글 못하면‘그 머리로 무슨 싱글?’하고 욕하고
새 채 사서 잘 치면‘돈이 썩어나냐?’욕먹고
못 치면‘돈으로 공 치냐?’고 욕먹고
새 채 안 사면‘죽을 때 돈 다 싸갖구 갈 거냐?’욕먹구...

외국에서 공치자 해서 채들고 나갈라면 세관에 신고해야 되고
그나마도 몇 번 하면 세무조사 한다고 겁주고
선물로 준 채 들고 들어오면 밀수꾼처럼 째려보고
새벽골프 나가면 그렇게 공부를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남녀 어울려 공치면 바람났다고 욕먹고
남자끼리만 공치면 호모놈들이라고 욕먹고
이글, 홀인원 한 번 하면 축하는 못할망정 뜯어먹으려고 눈들이 퍼렇고
골프사이트 한 번 들어가면‘일은 언제 하냐'며 욕먹고
맘먹고 골프채 한 번 닦으면 세차나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마누라한테 욕먹고 장인어른한테 욕먹고 어머님한테 욕먹고
아들놈한테 원망사고 직원들한테 눈치보이고...

잘 쳐도 욕먹고 못 쳐도 욕먹고
자주 쳐도 욕먹고 자주 안쳐도 욕먹고
새 채로 쳐도 욕먹고 헌 채로 쳐도 욕먹고
새벽에 쳐도 욕먹고 낮에 쳐도 욕먹고
비올 때 쳐도 욕먹고 눈 올 때 쳐도 욕먹고
날 좋은날 쳐도 욕먹고....

(아, 이제부턴‘욕먹고'를 빼고 써야지.)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짧게 쳐도, 잘 맞아도, 안 맞아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 있는...
이런 골프를 왜 하느냐 이겁니다.

우리 공치는 사람들, 전부 제 정신입니까?
요즈음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이제 욕먹기도 지쳤고, 돈 쓰기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등등의 이유로 너무 너무 화딱지가 나서
분명히 만천하 여러분들에게 선언을 합니다.

이제 골프를 화~악! 끊어 버릴 겁니다!!!!
이제부턴 골프채를 만지지도 않겠습니다.


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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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칠 때까지만요.
ㅎㅎㅎ..
(가필한 글)
출처 : *목요회*
글쓴이 : 백 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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