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정신
‘대한’의 참뜻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한(韓)에 담긴 비밀을 풀어야 한다. ‘한’은 ‘한민족 한겨레 한글 한복 한옥 …’ 등 우리 고유의 것을 지칭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8·15 광복 후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냈던 안호상 씨는 ‘한’이 ‘하나’라는 뜻부터 ‘크다, 강하다, 높다, …’ 등 22가지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한’은 실로 포괄적인 개념으로 우리의 언어와 의식, 생활문화 속에 깊숙이 스며있다.
이제 이 한의 뿌리와 정신을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환국의 ‘환’
『삼국유사』를 보면 고기(古記)를 인용해 “먼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昔有桓f)”고 기록한 구절이 나온다(고기는 지금은 없어진 사료이지만 일연이 삼국유사를 쓸 때만 하더라도 구해볼 수 있었던 자료였을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도가사서 『환단고기』를 살펴보면 이 환국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환단고기』 「삼성기」의 “오환건국(吾桓建國)이 최고(最古)라”(『삼성기』 상), 즉 “우리 환족의 나라 세움이 가장 오래되었노라!”고 한 당당한 선언에 비추어 본다면, 환국은 인류 시원문명의 뿌리이면서 우리 한민족 문화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환단고기』 「태백일사」의 환국본기 편을 보면, 이 ‘환’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풀이되어 있다. “환은 온전한 하나[全一]이고 광명이다(桓者全一也, 光明也.)” “전일은 삼신의 지혜와 능력이요, 광명은 삼신의 참된 덕이다(全一爲三神之智能, 光明爲三神之實德)”라 하여, 환은 곧 광명을 의미하고 광명은 곧 삼신(하느님)의 참된 덕임을 밝히고 있다.
배달국과 단군조선의 광명사상
이 환국의 광명사상은 배달국에서는 ‘광명개천(光明開天)’의 건국이념으로, 단군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나라의 통치체제로 이화되기 이른다.
앞서 인용한 『태백일사』 「환국본기」편에서 광명이 삼신 상제님의 참된 덕임을 부연하고 있는데, 이 가르침 그대로 단군왕검은 삼신의 덕성 ― 즉 조화신(造化神), 교화신(敎化神), 치화신(治化神) ― 을 바탕으로 조선을 진한(辰韓), 번한(番韓), 마한(馬韓)의 삼한(三韓으로 나누어 통치한 것이다(이를 삼한관경三韓管境이라 하는데, 일찍이 한말의 애국지사요 민족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 선생도 삼한관경이 고조선의 국가경영원리였음을 밝혀낸 바 있다).
국호에 깃든 광명 정신
이렇듯 ‘한’의 뿌리를 통해 볼 때, 우리 선조들은 삼신상제님의 참된 덕인 광명을 추구하였으며, 나아가 통치체제로까지 구현해 광명 세계를 지상에 직접 건설하려는 뜻을 펼쳤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선조의 이러한 광명사상은 ‘환국, 배달, (고)조선, 북부여, 고구려, 대진국, 고려, 조선,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국통맥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
환국은 ‘광명의 나라’, 배달국은 ‘광명이 비친 땅(밝땅→밝달→배달)’, 조선은 ‘아침의 해가 빛나는 나라’, 부여는 ‘아침의 먼동이 뿌옇게 밝아오는 나라’, 고구려는 고대광려(高大光麗) 즉 ‘높고 빛나는 나라’, 대진은 동방 진(震)자를 써서 ‘광명이 처음으로 비춰오는 나라’, 그리고 고려는 고구려의 준말이며,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한(韓)에 이르기까지 광명의 정신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그러면 한(韓)의 앞에 대(大) 자를 붙인 지금의 대한(大韓)이라는 국호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대한의 유래와 비전
조선말 고종황제는 원구단에서 천체를 앞두고, ‘대한제국(大韓帝國)’이라는 국호를 선포하며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 나라의 이름을 ‘대한’이라고 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이 없고, 또한 매번 일찍이 보건대 여러 나라의 문헌에는 조선(朝鮮)이라고 하지 않고 ‘한’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이전에 이미 ‘한’으로 될 징표가 있어 오늘이 있기를 기다린 것이니, 세상에 공포하지 않아도 세상에서는 모두 다 ‘대한’이라는 이름을 알 것이다.“ (고종실록 권 36, 광무원년 1897년 10월 11일조)
위 내용을 통해서도 고종이 단군조선 시대의 삼한관경제에 담긴 광명사상, 즉 ‘한’사상을 되살리고자 했던 의도를 읽을 수가 있다. 그 대한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우리의 국호 ‘대한민국’은 천지와 지기가 응해서, 앞으로 올 큰 운세를 따라 하늘의 뜻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한(韓)에는 바로 광명을 이어받아 하늘백성으로 이룩된 대광명의 지상선경 세계를 건설하고자 하는 원대한 비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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