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J고등학교 휴대전화 커닝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교사들을 질색하게 했던 것은 정작 커닝이란 일탈행위 자체가 아니라, 커닝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과 태도였다. 커닝을 모의한 아이들은 이번에 광주에서 수능부정 파문을 일으킨 학생들처럼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비밀스럽게 휴대전화 커닝을 모의하지 않았다. 주변 아이들의 귀에 들릴 정도로 열린 자세로 커닝을 모의했고, 따라서 자연스레 학교 당국에도 알려지게 됐다.
한 교사는 “이 사건이 알려진 뒤 다른 학생들이 보인 반응이 커닝 자체보다 더욱 놀라웠다”고 털어놓았다. 학생들이 커닝 사건에 분개한 이유가, ‘친구들이 나쁜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하마터면 내가 손해볼 뻔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 같은 반응은 이번 사태를 둘러싼 수험생들의 반응과도 비슷하다.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얘들이 적발되지 않았더라면 내가 손해볼 뻔했다’ ‘차라리 잘됐다. 덕분에 경쟁자가 많이 줄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커닝 사태를 두고 어른들은 크게 근심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거리낌없이 엄청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라며 무너진 인성교육과 학생들의 도덕 불감증을 질타하고 있다. 그러나 ‘원죄’는 학생들 스스로 잉태한 것이 아니라 어른과 사회가 제공한 게 아닐까. 한국교육연구소 권재원 연구위원은 “불법 족집게 과외를 통해서라도, 내신 부풀리기를 통해서라도 점수만 올리면 된다는 논리를 이미 학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왔다. 잘못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점수만 올리면 된다는 어른들의 논리는, 점수만 올릴 수 있다면 커닝도 거리낄 게 없다는 아이들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의 M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했던 강모양은 “유명 국어강사가 수능시험을 한 달쯤 앞둔 강의시간에 ‘수능 시험장에서 이제까지 커닝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으니 정 급하면 커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 감독관으로 참여했던 최모 교사는 “자칫 학생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것은 무척 부담스런 일”이라고 털어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1994년 수능시험이 시작된 이래 적발된 부정행위는 4건의 대리시험 적발이 전부다. 커닝하다 시험지가 몰수된 사례는 없는 셈이다.」
-도깨비뉴스중에서 2004-11-30 17:36
결국, 컨닝한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총체적인 "가치관의 혼돈"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과정이 비도덕적, 불법적인 방법일지라도 결과가 좋으면 최선으로 여기고, 지금 우리 사회는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을 현명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지는 않는지, 이것이 올바른 것인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공식적으로 재시험은 없다고 발표해야 할 정도로 재시험이 이슈화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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