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하시겠습니까?
김춘경 시
취하고 싶은 건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술 한잔은 어리숙한 고독 비워도 채워지는 상념
술 한잔은 지독한 외로움 가져도 텅 빈 시간
그래도 함께 술 한잔 하시겠습니까
취하고 싶은 건 술이 아니라 사랑이랍니다
장진주사(將進酒辭)
정철(鄭澈)
한 盞(잔) 먹새 그려. 또 한 盞(잔) 먹새 그려.
곳 것거 算(산) 노코 無盡無盡(무진무진) 먹새 그려
이 몸 주근 後(후)면 지게 우희 거적 더퍼 주리혀 매여 가나
流蘇寶帳(유소 보장)의 만인이 우레 너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白楊(백양) 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굴근 눈 쇼쇼리 바람 불제
뉘 한 잔 먹쟈 할고.
하믈며 무덤 우희 잔나비 바람 불 제 뉘우친들 엇더리.
.. 전문 풀이
한 잔 먹새 그려 또 한 잔 먹새 그려.
꽃을 꺾어 술잔 수를 세면서 한없이 먹세 그려.
이 몸이 죽은 후에는 지게 위에 거적을 덮어 꽁꽁 졸라 묶여
(무덤으로) 실려 가거나,
곱게 꾸민 상여를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울며 따라가거나,
억새풀, 속새풀, 떡갈나무,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에
한 번 가기만 하면 누런 해와 흰 달이 뜨고,
가랑비와 함박눈이 내리며,
회오리바람이 불 때 그 누가 한 잔 먹자고 하겠는가?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가 놀러 와 휘파람을 불 때
(아무리 지난날을)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