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할 것은 조선이 아니라 우리 나라(중국)의 강역입니다. 조선은 우리 나라의 울타리입니다. 우리가 토벌하든 않든 일본군은 침입해 올 것입니다. 일본군을 토벌하면 평양의 동쪽에서 견제하여 접근을 늦추고 화를 줄일 수 있지만, 토벌하지 않으면 평양 밖을 저희 멋대로 할 수 있게 해서 접근이 빠르고 화가 커질 것입니다. 또한 토벌을 속히 하면 우리가 조선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토벌이 늦어지면 일본이 조선 사람을 거느려 우리를 대적할 것입니다. 군사를 동원해 토벌하는 것을 한시도 늦춰서는 안됩니다.” 임진년(1592) 명나라 사신 설번(薛藩)이 조정의 병부에 보고한 내용을 일부 간추린 것이다( 1592년 9월 1일 기사 참조). 이때 중국(명)은 대규모 군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이른바 ‘울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