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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보름에 먹는 9가지의 나물

지성유인식 2007. 3. 4. 04:02

 

대보름 또는 상원이라고 불리는 정월 대보름날은 진채식(陣寀食)이라 하여 오곡밥과 약밥을 비롯하여 고비, 도라지, 석이, 표고, 무, 가지, 콩나물, 호박오가리, 시래기 등 말려 두었던 나물들을 꺼내어 어떤 것은 물에 우려내어 잘 무르도록 삶고 어떤 것은 물에 우려내어 쓴맛을 빼고 깨끗이 씻은 다음 꼭 짜서 기름에 볶아 내고, 또 일부는 물이나 고깃국물을 조금 넣어 뚜껑을 덮고 낮은 불에 푹 끓여서 부드럽게 하는 등 9가지 이상의 나물을 만들어 먹는 날이기도 합니다.

대보름의 역사적 기록을 잠시 살펴보면 “정월 보름날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고 약밥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라의 소지왕(479-500년)이 천천청에 놀러 나갔다가 쥐와 까마귀, 돼지를 만나 불길한 일이 있어 이로부터 매해 정월 첫 ‘돼지날’과 ‘쥐날’, ‘말날’에는 모든 일에 조심하여 함부로 출입을 하지 않았으며 정월 보름날은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 즉 약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삼국유사 권1 시이 사금갑)


고려시대에는 대보름 명절이 민속 명절의 하나로 일반화 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정초의 쥐와 돼지주둥이”를 지진다고 하면서 콩을 볶거나 곡식을 태우는 행사를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정월 대보름 이른 새벽에 깨물어 먹는 부럼은 일년 내내 무병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날밤, 호도, 은행, 잣 땅콩, 무 등을 꼭 먹었는데 특히 호두나 밤, 잣 등은 겨우내 부족했던 지방질을 충분히 섭취함과 동시에 치아가 튼튼하길 바라며 또 실제로 얼마나 튼튼한지를 확인하는 의미로 생겼다고 합니다.

 

또 깨물어 소리를 내면 나쁜 귀신이 그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고 크게 믿어서 소리 나는 과일과 과자를 먹었는데 그것이 바로 산자나 엿 강정 이였습니다. 또 엿을 잡고 서로 쳐서 깨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귀밝이 술은 대보름 아침에 찬술을 마시는 것을 뜻하는데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년 내내 좋은 소식만 듣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보름날 먹는 오곡밥과 약밥 그리고 많은 가지 수의 나물 등을 요리하여 가족끼리 나누어 먹는데 그 약밥과 나물의 조리법 등을 잠시 알아 보겠습니다.

약밥(약식)
찹쌀밥에 꿀,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하여 밤, 대추, 잣 등을 섞어서 버무려 찐 단맛이 나는 밥이지만 떡류에 들어갑니다.

약밥의 유래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지왕 때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낸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약밥 또는 약식이 라고도 하며 미리 설탕으로 캐러멜소스를 만들어서 하며 색이 곱고 맛이 좋습니다.

 


[재료(10인분)]
찹쌀5컵, 밤 10개, 잣2큰술, 대추20개
A. 설탕 6큰술, 물 3큰술, 더운 물 3큰술
B. 황설탕 1컵, 참기름 6큰술, 진간장 4큰술, 계핏가루 1/2작은술


[조리법]
1. 찹쌀은 씻어서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서 건져 물기를 빼서 찜통에 40분 정도 찌는데, 도중에 나무주걱으로 위아래를 두세 번 고루 섞어 줍니다.

2. A의 설탕과 물을 냄비에 넣어 불에 올려 젓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끓어 올라서 그 거품이 나고 가장자리부터 타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하고 나무주걱으로 고루 저어 전체가 진한 갈색이 되면 바로 더운 물을 넣어 섞어서 굳지 않도록 묽게 합니다.

3. 밤은 속껍질까지 깨끗이 벗기고, 대추는 씨를 발라 내어 각각2~3등분 하고, 잣은 고깔을 발라 놓습니다.

4. 1의 찐 찹쌀을 뜨거울 때 큰 그릇에 쏟아 먼저 황설탕을 넣어 고루 섞은 다음 참기름, 간장, 캐러맬소스를 차례로 넣고 고루 섞고 나서 밤, 대추를 섞고 계핏가루를 고루 뿌려 2시간 정도 덮어 두어서 간이 배어들게 합니다.

5. 찹쌀에 간이 충분히 스며들면 찜통에 베보를 갈고 약 3~4시간 정도 쪄서 잣을 섞어 그릇에 담습니다. 중탕으로 하면 더 시간이 걸립니다.

6. 대추씨는 물을 부어 끓여서 걸러 버부릴 때 섞습니다.

7. 황율을 쓸 수도 있습니다.


가지나물

가지가 흔한 여름과 가을에 걸쳐 어느 집에서나 잘해먹는 음식입니다. 가지는 중국을 통하여 전래된 것으로 보이는데, ‘해동역사’에는 신라에서 재배되는 가지는 꼭지가 길쭉하고 끝은 달걀 모양인데 맛이 달아서 중국에서도 수입, 재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신라시대의 가지 재배와 생산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국이상국집’에는 집에서 가지를 재배하여 날로 먹거나 삶아 먹는 다는 내용의 시가 있습니다.


[재료]
가지,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파, 마늘


[조리법]
가지를 찌거나 살짝 삶아서 적당한 굵기로 찢어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파, 마늘 다진 것에 무칩니다.


*참고사항 : 가지는 산화효소의 작용이 강해 절단하면 즉시 갈변하지만, 물에 담그어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거나 소금물에 담그면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고비나물

[조리법]
마른 고비를 삶아 한참 우린 것을 기름, 간장, 파, 마늘 다진 것으로 양념하여 촉촉하게 볶은 나물인데 삶은 고비와 다진 쇠고기를 볶으면서 양념하기도 합니다.


*참고사항 : 고비는 4월경에 어린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삶아서 물에 담가 두고 아린맛을 우려 낸 다음 나물을 만들어 먹습니다. 또 아린맛을 우려 낸 뒤에 건조시켜 두었다가 겨울 또는 수시로 물에 담가 불려서 이용하기도 합니다. 고비를 삶아 울쿨 때 쌀뜨물에 담가 울클면 뜨물이 colloiod성이므로 흡착성이 커서 쓴맛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고비의 맛은 고사리와 비슷하나 더 연하고 씹는 촉감이 좋습니다.


도라지나물

도라지는 봄에서 가을에 걸쳐 캐는데, 날 것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갈무리하였다가 수시로 먹기도 합니다. 도라지를 요리하려면 미리 1, 2일간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 내고, 섬유질을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19세기의 ‘시의전서(是議佺書)‘에는 나물조리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재료]
도라지,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통깨, 식용유, 참기름


[조리법]
 마른 도라지를 삶아서 우린 다음 기름, 소금, 파, 마늘 다진 것으로 무쳐 물을 조금 부어 볶습니다. 생도라지에 기름을 넣고 볶다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만들기도 합니다.  이 때 생도라지는 소금을 뿌리고 주물러서 숨을 죽이면 도라지의 쓴맛이 우러나오는데 쓴맛을 빼고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사항 : 도라지나물은 쇠고기를 넣고 볶기도 합니다.

무나물 -청근채(菁根菜)

무는 한자로는 나복(蘿匐)이라 합니다. 우리 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에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고려시대에는 중요채소로서 취급되었습니다.


[재료1]
무 500g,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다진 파 마늘 1작은술, 생강즙1/2 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조리법2]
무를 채썰어 볶다가 물을 넣고 파, 마늘, 생각, 소금, 깨소금만으로 간을 하여 하얗게 익히는데 무르게 익혀야 맛이 좋습니다. 국물이 질퍽해야 맛이 좋고 차게 먹어야 제맛입니다.


[재료2]
무 300g, 쇠고기 50g, 간장 1작은술, 소금 2작은술, 파 마늘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생강2/3작은술, 실고추 약간


[조리법2]
1. 무는 껍질을 벗기어 5cm 정도의 길이로 채로 썹니다.
2. 쇠고기는 다져서 양념합니다.
3. 쇠고기를 볶다가 참기름을 두르고 무채를 볶습니다.
4. 약간 익어서 숨이 죽으면 양념을 고루 넣어 섞고 물 3큰술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익힙니다.
5. 국물이 조금 남을 때가 되면 실고추를 넣어 잠시 더 익히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섞습니다.

석이나물(石耳寀)

석이는 깊은 산 속의 바위 표면에 발생하는 지의류의 일종입니다. 석이버섯은 잎모양의 원체(圓體)를 먹게 되는데 자생량이 적고 채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산량이 매우 적습니다. 그늘에 말린 것을 판매하는데 맛이 담백합니다.


[재료]
석이버섯, 소금,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조리법]
석이를 다듬어서 끓는 물에 데쳐 이끼를 긁어 내고 부드럽게 한 후 소금과 기름에 볶아 낸 다음에 잣가루를 뿌립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시래기나물-청경채(菁莖寀)

[재료]
시래기 삶은 것, 된장, 멸치가루, 풋고추, 파, 마늘 다진 것, 참기름, 깨, 국국물


[조리법]
1. 무척 말린 시래기를 삶아 씻어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 두었다가 건져 짜서 5cm길이로 썹니다.

2. 된장 1큰술, 멸칫가루 1큰술, 풋고추 2,3개 정도를 씨를 빼고 썰어서 마늘 다진 것과 식용유를 넣어 잘 주무른다.

3. 냄비에 넣고 볶다가 국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립니다.

4. 거의 다 조려지면 파, 깨소금, 참기름, 고춧가루를 넣고 무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시래기와 양념한 고기와 함께 볶는 방법이 있습니다.

* 참고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별법에는 시래기와 콩나물을 익힌 후 향진등썬 것, 버섯, 불수감(佛手柑)이 사용되었고, 양념은 간장, 참기름, 깨소금, 고춧가루, 파, 마늘, 겨자 등이 쓰였습니다.

표고남루(票古寀)-표고버섯볶음나물

표고버섯은 여러 가지 넣은 잎나무, 즉 밤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마른나무에 자라는 것으로 자연의 임야에서 생산될 뿐 아니라 인공재배에 의한 생산량도 많습니다.


[조리법]
1. 생표고를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짜고 소금, 기름에 무칩니다.

2. 표고버섯에 쇠고기, 참기름 등의 갖은 양념을 넣고 볶습니다.

*참고 : 표고버섯은 건조시키면 감칠맛이 강해집니다. 건조 표고버섯을 물에 불릴 때 감칠맛이 녹아 나오므로 단시간에 불려야 합니다. 설탕을 조금 넣어 두면 빨리 불릴 수 있고 감칠맛 성분도 쉽게 달아나지 않습니다.

호박나물

중앙아메리카 또는 멕시코 남부의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 나라의 호박은 아시아 남부를 거쳐서 캄보디아와 당나라를 거쳐서 도입된 것으로 보이며,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시대부터 재배한 기록이 있습니다. 호박은 어린 순과 잎을 식용하며, 어린 호박을 ‘애호박’,익어서 잘 굳어진 것을 ‘청둥호박’ 이라고 합니다.


 

 

 

[재료]
애호박 500g(1개), 새우젓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파,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물 2큰술, 실고추 조금


[조리법]
 호박을 얇게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짜서 양념한 고기와 함께 기름에 볶아 갖은 양념을 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호박을 얇게 썰어 양념한 고기와 새우젓국과 물을 부어 뭉그러지지 않게 익혀서 갖은 양념을 합니다.

*참고 : 어린 호박은 절단하여 말렸다가 호박고지로도 이용합니다.

호박오가리나물

쇠고기를 양념하여 볶다가 익어서 물이 나오면 기름을 적당이 두르고, 불려서 양념장으로 고루 무친 호박오가리를 넣고 다시 양념하여 볶습니다. 호박오가리나물은 볶기전에 나물에 양념을 해두었다가 볶으면 간도 잘 배고 부드럽고 맛이 아주 좋습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9가지의 나물을 먹는 이유는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이외에도 놀이 문화로는 낟가리대 세우기와 대보름의 달맞이, 쥐불(횃불)놀이, 과일나무 시집보내기, 용알 뜨기 등이 있었습니다.

용알 뜨기라는 특이한 문화는 ‘동국세시기 정월 상원’을 보게 되면 어떤 고장에서 보름날 새벽에 닭이 우는 것을 기다렸다가 닭이 홰를 치면 집집마다 여인들이 동이를 들고 나가 우물에서 남먼저 정화수를 길어 갔는데 이것을 ‘용알을 퍼간다’고 하였는데 이는 용알을 먼저 푼 사람의 집에서는 그해 농사가 아주 잘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 한해도 대보름속 부럼을 통해 무병장수와 행운을 기원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참! 우리몸엔 우리농산물 아시죠!!

글/사진 : 농림부 블로그 기자 최규민 / 고성혁
참고자료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치헌/임희주

도움주신분 : 충북대학교 농학박사 허정욱

  

출처 : 문화예술
글쓴이 : 새농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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