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디지털국회의원 김종민님의 글(690번)]
미군 학대는 일제의 한국인 고문과 동격이라고 한 뉴욕 타임스
- 모든 침략전쟁의 죄상 고발에 전 세계가 나설 때 -
뉴욕 타임스가 미군 학대는 일제의 한국인 고문과 동격이란 기사를 9일자 신문에 게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뉴욕 타임스는 독립투사인듯한 한국인을 매질하는 일본 군인들과 발가벗은채 뒤엉켜 있는 이라크 포로들을 지켜보는 미군 병사들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100년 전과 오늘날이라 이름하고 1905년 일본 군인들이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 한국인을 매질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라크 주둔 미국인들은 포로들을 학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고 한다.
우리가 하지 못한 일을 뉴욕 타임스가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민망하고 뉴욕 타임스의 시야에 감탄한다. 이라크 전쟁과 이라크 포로 학대를 이라크와 미국만의 문제로 국한한 우리에 비하여 이라크 전쟁을 만악의 근원인 전쟁의 범주에서 보고 이라크 포로 학대를 일본군의 한국인 학대와 동일선상에서 조감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뉴욕 타임스는 가히 세계적인 언론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일본 수상이 방북하여 개최되는 북일 정상회담이 눈앞에 닥쳐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이유로 북한을 매도하고 북한 문제와 한반도 문제를 곤경에 빠뜨리고 일본의 외교적 성과만을 추구하는 부도덕한 일본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위에 언급한 뉴욕 타임스의 이라크 기사이다. 일본이 일제 시대의 과오도 벗지 않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야만적이고 파괴적인 국가로 매도하는 일이 옳지 않고 그리하고는 북일 문제와 동북아 문제를 바르게 풀어가는 길이 열리지도 않는다. 이라크 포로 학대 사태에 직면하여 일본과 미국이 다시 깨어나고는 이라크 문제와 한반도 문제도 순리에 따라 풀려간다.
이라크 문제에서 포로 고문과 학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라크 전쟁으로 십만을 넘어설 인명피해와 헤아릴 수 없는 재산피해와 복구가 불가능한 무수한 인류유산의 파괴는 이라크 포로의 고문과 학대에 비할 수 없는 산더미같은 죄악이다. 이미 알려진 포로 고문과 학대에 관여한 병사를 희생양 삼아 자체가 만악의 근원인 전쟁의 범죄를 덮고 넘어간다면 살상된 수많은 생명과 헤아릴 수 없이 파괴된 재산과 인류유산에 대한 보상이 바르게 이루어질 길이 없고 전쟁없는 세상을 기약하지 못한다.
어떤 보상으로도 갚아지지 않는 것이 생명이요 인류유산이요 잃어버린 세월이다. 이라크에서 전쟁이 초래한 거대한 범죄적 살상과 파괴의 전모가 낱낱이 드러나고 책임이 가려지고 문책이 가해질 때 국가권력이 일으킨 전쟁범죄가 기승을 부리지 못하고 침략전쟁이 인류의 무대에서 멀어진다.
지금은 전 세계의 언론과 방송이 나서고 지성인과 문화예술인과 깨어 있는 시민이 나서 이 세상에 있었던 침략전쟁의 죄상을 낱낱이 고발하고 전파해야 할 때다. 전쟁의 죄악을 증오하고 배척하는 일에 온전한 사람이면 열외인 사람이 있을 수 없다. 뉴욕타임스가 이라크 포로 학대에 그치지 않고 일제의 한국인 학대를 찾아내어 침략전쟁 죄상 고발을 보인 것과 같이 전 세계의 언론과 방송과 시민이 침략전쟁의 죄상을 고발할 때 세상에 전쟁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비정상이 소멸되고 전쟁에 반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물결이 퍼져간다.
침략전쟁의 죄상의 참혹함과 광범위한 피해를 소상히 밝혀내는 일이 세계의 평화운동과 문화운동으로 확산되는 일에서 침략전쟁이 재앙을 가져오는 파멸이 멀어진다. 침략전쟁의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영웅을 찬양하고 전쟁과 승리와 지배와 약탈을 정당화하는 파괴와 야만이 사라지는 길이 신문과 방송에서 침략전쟁의 죄악상을 대대적으로 알려내는데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의 언론이 이라크 전쟁의 국가범죄가 단죄되고 설자리가 없어지는 날까지 세계 침략전쟁의 죄상을 대대적으로 알려가는 일에서 이기는 전쟁이 세상에서 수용되지 못하고 지지 않는 전쟁이 정당화되는 일을 이루어내는 원동력이 구비된다. 이기는 전쟁이 수반하는 침략전쟁이 막아지는 것만으로도 국방비와 전비로 투입되는 인류자산의 낭비가 몇 배는 줄어들고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이라크 포로 고문과 학대에 반하는 운동은 신문과 방송 보도에 그칠 일이 아니요 이라크와 미군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다. 모든 침략전쟁의 범죄를 드러내는 일에서 눈감고 숨는 것은 비겁한 일이요 나서지 않는 것은 용기없는 일이다. 자유와 평화와 인권은 폭압과 침략전쟁을 밀어내는 자유인의 의지와 행동으로 실현된다. 일본 군인이 독립투사를 매질하는 백년 전과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미군이 있는 오늘이 다르지 않은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전쟁 범죄를 인식하지 않고 밀어내지 않은데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지구상에서 전쟁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간에는 물론이지만 개개인간도 경쟁 및 대립이 소멸되어야 할 것으로 보는데 이는 그야말로 꿈 같은 생각이다.
아니 오히려 그래서는 아니된다. 우리는 선의의 경쟁이 발전과 성취의 원동력으로 보기 때문에 개개인간의 선의의 경재과 대립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치로 국가간의 전쟁도 필요 악이다. 다만, 악의 부분을 어떻게 도려내고 필요한 전쟁만이 이 지구상에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하여 우리 모두는 무한한 고뇌가 필요한 것이다.
어쩌면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가 책 속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부득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에는 최단시일에 끝내야 한다"
이것이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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