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변호사님의 국호에 대한 의견

<논단>

우리 나라의 국호에 관하여 - 김병철 변호사·청주회

본래 우리 나라 말의 어원에 의하면 ‘韓’이라는 말은 ‘汗’, ‘칸’ 등과 같이 나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전형적인 예로서 마한, 진한, 변한 등이 있으며, 징기스칸의 사망후에 성립된 이른바 몽고의 4 한국 내지 칸국인 킵착한국, 일한국, 차가타이한국, 오고타이한국 등도 같은 예이다.

그런데 이른바 서세동점이 이루어지던 조선말기인 1897년경 고종이 당시 개화파와 수구파의 힘을 모아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의미에서 그 동안 조선이 청과 유지되어 오던 대외적인 형식인 ‘황제 대 군주 내지는 왕’이라는 주종관계를 벗어나 청의 황제와 대등한 지위에서 통치하는 나라라는 의미에서 이른바 稱帝建元을 하면서 조선의 국호를 ‘大韓帝國’이라 천명하였던 것이다.

‘대한’이라는 의미는 고래로 외세의 침입때마다 분열의 시기를 맞이했던 만큼, 다시는 분열되지 아니하고 통일된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자는 의미에서 통일된 나라라는 뜻으로서 ‘대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더 나아가 당시의 통치체제가 황제가 통치하는 국가형태였기 때문에 ‘제국’이라는 통치체제표시를 하였던 것이다.

그 후 조선국이 1910년 한일합방과 더불어 망하고, 다시 일본제국주의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폐망으로 우리민족은 해방되었다. 이에 1947년 제2차 유엔총회에서 유엔감시위원단의 감시하에 우리 나라 전지역에 대한 동시 총선거가 제의되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고, 1948년 5월 10일 남쪽지역에 대한 총선거가 실시되어 제헌국회가 개설되고,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선출되어 1948년 8월 15일 우리 나라가 한반도 및 그 부서도서에 대한 유일한 합법정부로서의 ‘大韓民國’임을 선포하였던 것이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조선인민공화국의 경우와 같이 청국이나 조선국을 혁명으로 멸망시키고 새로 세운 나라가 아니라, 조선국의 건국이념인 민본주의를 계승하는 나라라는 의미로서 ‘공화국’이라는 통치체제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민국’이라는 통치체제표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나라에서는 ‘한국’, ‘한국인’, ‘자랑스런 한국인’, ‘신한국당’ 등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식민주의 역사관에 입각한 표현방식이다.

본래 일본제국주의는 자신들이 추구하거나 동조하는 나라에 대하여는 그 나라의 본래이름이라 할 수 있는 ‘일본(日本)’, ‘독일(獨逸)’, ‘화란(和蘭)’, ‘불란서(佛蘭西)’, ‘소련(蘇聯)’등등의 용어를 사용하였고, 자신들과 대치하거나 식민화하려는 나라에 대하여는 그 나라 본래의 이름을 약칭하여 ‘미국(米國)’, ‘영국(英國)’, ‘중국(中國)’, ‘한국(韓國)’ 등등의 용어를 사용하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선각자 내지 선지식인들은 우리 나라의 이름을 표현할 때 ‘한국’이라는 약칭표현을 절대 사용하지 아니하고 ‘대한’이라는 용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애국가에서도 ‘대한사람 대한으로’라는 표현을 하였고, 우리 나라 사람의 힘찬 표현으로서 ‘대한의 건아’라는 등의 표현을 하였던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 국호를 한 개인 내지 한 사회단체의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은 국호를 모독하는 의미도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일개 정당에서 우리 나라를 대표한다는 의미로 ‘한국당’이라 한다면 일본국을 대표하는 정당은 ‘일국당’이고, 중화민국을 대표하는 정당은 ‘중국당’이라는 식의 표현을 해야 마땅하고, 이러한 표현방식은 국가 대 국가라는 차원의 의미로서 사용함은 몰라도 한 국가내의 차원에서 사용함은 자신의 본분 내지 역할을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