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빠는 성격이 활발한 나를 많이 예뻐해서 일하러 나갈 때
나를 데리고 다시셨습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운 내가 자랑스러웠던 아빠는
사무실에 손님이 오면 그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도록 하셨지요.
내가 5학년 되던 해였습니다.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딸! 아빠랑 운동하게 나올래? 집에 있는 아빠 운동화 좀 챙겨서."
하지만 그날따라 운동하는 게 귀찮던 나는 "오늘은 아빠 혼자하시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
다시는 아빠와 운동을 같이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밤 잠결에 연락을 받은 엄마는 언니를 깨워 황급히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동생과 단 둘이 있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무서웠습니다.
그 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시골 할머니 댁 근처에 사시는 아주머니였습니다.
"아빠 돌아 가셨다며?" 진짜니?"
나는 말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신발장으로 달려가
아빠의 운동화를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빠는 큰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아빠가 내 곁을 떠난지 어언 12년이 지나 갑니다.
나를 보며 밝게 웃던 그 모습 그대로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홀로 삼 남매를 키우신 엄마에게
두 배로 효도하고 싶습니다.
아빠!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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