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실망을 했느냐?
그렇다니까요. 그 사람만은 깊은 통찰력을 갖고 진짜를 발견할 줄 알았다구요!
그가 발견한 것이 가짜란 증거가 있느냐?
누가봐도 알 수 있는 걸요. 그 사람은 뻔한 사탕발림에 놀아나고 있으면서도 자기한테 알랑거리는 사람들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단 말이예요.
그래 그건 인정하마. 하지만 넌 혹시 그가 보아야 하는 대상이 너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냐?
당연히 저죠. 전 정말 진국에다가 재능도 많고...
잠깐, 그건 모두의 생각이냐 아니면 너의 생각이냐?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래요. 제 진면목을 그들이 몰라서...
모처럼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두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
몸은 녹초가 되어 피곤한데 굳이 컴터를 켜고 앉았다.
늘 누군가 나의 진면목을 알아줄 거 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평가절상했던 내가 아닌가?
그러나 난 그저 평범한 한 사람....
다른 사람 눈에 드는 재주라곤 지지리도 없는 무뚝뚝하고 유연하지 못한 나무같은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실을 어쩌면 이리도 뒤늦게 알아차린 건지...
그랬다.
어느 조직에서건 실세를 기가막히게 파악하고 그에 빌붙어 손에 지문을 없애는 놈이 성공가도를 달리지 않던가 말이다.
늘 그런치를 밥맛없어하던 나였는데...
최근엔 그런 사람들의 재주가 놀라울뿐이며 그런 재주가 없는 것이 무능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난 그런 치와 별로 친하지 않다.
내 주변엔 나처럼 말주변 없고 쉽게 살가움을 내비치지 못하고 비윗장 상하는 걸 못참는 뚝배기들만 가득하다.
뚝배기들은 그들끼리 친하다.
요즘들어 부쩍...
싫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모르게 험담을 하고 늘 나만 옳다는 듯 나만 정상이라는 듯한 발언...
사실 그들은 비정상이다..아니 지극히 인간적인 것일지도...
그들의 미운 행동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욕망과 욕심이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욕망....
그걸 채우려는 마음 욕심...
늘 갈등의 시작은 그것의 충돌에 있다.
그러나 결국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와 그들의 갈등 이면에는 그들의 욕심외에 나의 그것도 없지 않음에 주목하게 된다.
이것이 오늘 내가 깨달은 놀라운 깨달음이다.
역시 선현들의 고민은 그것으로 귀착되지 않는가...?
무욕이라는 보배말이다...
하지만 마음에 붙은 욕심을 어거지로 떼어내보면 사실 그 자리에 더 큰 욕심이 버티고 앉아 욕심의 형태만 바뀔뿐인 경우가 많다.
진정한 무욕이란 큰 것을 볼 줄 앎에서 오는 초월의 힘이다.
내게 붙은 욕심...나를 포장하고 내 그대로를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욕심...
내재된 뒤틀림을 가리고 착하게 보이려는 욕심...
어제 나를 화나게 한 사람을 실컷 욕하고 돌아오면서 나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 신영아 넌 성질이 못된애야.
잘 흥분하고 조절못해...
놀랍게도 그런 나를 인정하는 것은 이전같으면 심한 자괴감을 남겼을 그 일에 면죄부 비슷한 것을 주었다.
인격도야라는 건 가지고 있는 불만족을 억지로 눌러 가리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인지한 후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자문을 통해 작은 일에 초연해지고 결과적으로
욕심의 가지를 줄이고 또 그 결과로 사람들과도 갈등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 나의 꺠달음이며
오늘의 사유가 내게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음을 기뻐한다.
정말 오랜만에 편안한 잠을 청할수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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