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편지
-생각 한줌/ 정미숙
한 잔의 술을 마시기 위해 ,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는
그 순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향기를 맡고 또는 건배를 하고
세상 시름에 무거워진 어깨를 잠시라도 기댈 수 있는 공원 벤치 같은 쉼의 공간
그 하나의 공간과 마주하기 위해 문득 그리운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누르며
약속을 정하는 그 손길엔 가을 햇살이 춤추고 인정이 춤추고
곱게 물든 단풍이 춤추고 주어진 시간이 춤추고
모든 것들이 설레는 일 하나로 가득해 진다
가을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손짓하나와 시선하나와 발자국 하나면
모든 것들이 신비감으로 가득하다.
한 걸음 두 걸음 보태어 나서면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손짓하나에 그리움이 시선 하나에 그리움이
모든 것들이 그리움으로....... 추억을 사랑을_
이런 가을엔 잠시라도 여행이라는 이름을 안고 떠나야 한다.
누군가는 남한산성 행주산성이 좋다
누군가는 설악산이 좋다 누군가는 갈대숲이 우거진 곳이 좋다.
누군가는 연인과의 추억이 담겨진 장소가 좋다 누군가는 해외여행이 좋다. 라고 한다.
저마다 좋은 장소를 말하며 추억을 떠 올리고 먹거리를 떠 올리고 사람들을 더 올린다
함께했던 동행인들의 그 훈훈함의 대화를 떠 올리고 이별이 주고 간 상처를 끌어안고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던 아련한 저편의 추억들을 떠 올리며
세월의 강가를 건어 온 시절 시절들을
“빠르다 너무 빠르다” 라고 생각한다.
새싹이 돋아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열매가 떨어지고 나뭇잎에 물이 들고 있다
변하는 것은 변해야 한다. 성장하는 것은 성장해야 하고
흐르는 것은 흘러야만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빠르다는 것,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은 세월이 선물한 나이테 탓이 아닐까.
가는 세월 잡지 못하고 오는 세월 막지 못하거늘
자연이 주고 간 선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창문을 열고 창밖을 올려 보면 하늘이 보이고 그 하늘을 보면
잠시나마 아련한 향수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은가
사랑이 추억이 세월이 묻어나는 그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는 듯한 하늘,
그 하늘 아래 한숨도 기쁨도 다 주어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답답한 날엔 가슴에 비가 내리는 그런 날엔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호흡 한번 크게 가다듬어 볼일이다.
이 가을......
단풍 든다는 들판에 벼가 익는다는 그 들판에 나서 보자.
갈대숲이 우거진 거리, 바람이 불고 있는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 .......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황금들판, 국화 향 가득한 들길, 계절을 보내고 방황하는 장미정원
철지난 장미와 만나는 것도 새로운 일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는 우리네 인생 길,
그 길에서 이왕이면 인정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마음을 주고받으며
장점만을 건져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많은 추억 만드세요- 먼 훗날 입가에 미소 지으며
꺼내 볼 수 있는 그런 예쁜 추억들을......
추억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답니다. 왜냐고요
그 시절은 딱 한번 뿐이니까요.
그 한번 뿐인 순간순간들을 예쁘게 가꾸어 보아요.... 우리!
ㅡ생각 한줌에 작년 가을에 구입해 둔 국화차를 우려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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