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인 인도의 젊은 변호사 간디가 영국인 식사에 초대되어 갔다가, 그 집 하인에게 음식에 동물성 성분이 포함되었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집 영국인 하인의 인종차별적 반응과 조소적인 영국인 주위 손님들과 깔보는 듯한 주인의 언행과 분위기에 간디는 말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감으로써 인도의 평화적 독립운동이 시작 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지요.
초대해준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 영국제국의 귀족으로써…… 하찮아 보이는 인도인을 크나큰 아량과 나눔의 정신으로 자기네 식사에 초대해 준 것만도 감지덕지 해야 할 판에…… 자기네 식사 문화에 이러니 저러니 하며 물어본다는 자체가 불쾌하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디의 입장에서는 음식과 물질만 나누어주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타 인종에 대한 이해를 거부한 교만한 영국인의 마음에 기나긴 역사와 사상을 자랑하는 한 인도인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요……
빵과 토지와 평화를 구호로 내걸고 노동자, 농민 등 다수자에 의한 지배를 표방하는 공산정권이 혁명으로 러시아를 무대로 출현한지 백 년도 안되어 소련의 공산주의는 자체의 모순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물질적 평등과 공유만이 바로 인류의 고민과 불행을 해결하고 영원한 행복을 실현시켜줄 것 같았던 공산주의사상은 욕망과 꿈과 인간적인 것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부족하고 간과해서 그런지……끝내는 빈부의 차와 갈등만 더 심화시킨 체 끝이 나고 말았지요……
공산주의가 사라진 후 인류는 물질적인 행복과 만족만을 해결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지만……오히려 빈부의 차는 더욱더 심화되고 집단 이기주의에 이제는 나라와 나라의 전쟁에서 민족과 민족의 분쟁으로 나아가 문명과 문명의 충돌로 예전보다 더욱더 불안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세계의 곳곳에 빈부의 차이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나라마다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신문과 뉴스에 보이는 경제 정책은 컴퓨터적이고 기계적인 효율과 능률만이 우선시되고 인간적인 것이 비효율적이 되어 배제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거기다 인간의 삶을 위한 경제도 이제는 인간을 소외 시킨 체 오로지 의미 없는 숫자 놀음과 앞으로 발전해 나가는 성장과 거대한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개인적으로는 별로 크게 나아질 가망성도 없어 보이는 느낌도 듭니다.
인도에서는 거지에게 동냥을 주어도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는커녕, 오히려 당신이 자비를 베풀 수 있게 내가 존재함을 감사하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우스운 생각이지만 이세상에 다 잘 사는 부자만 산다면 세상이 곧 천국이요……진정으로 행복해질 것 같지만, 어쩌면 이세상은 나를 위해 일해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이 예전처럼 자급자족의 원시시대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보면 세상에는 못난 자도 가난한 자도 힘없는 자도 나름대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 종교적인 가르침처럼 서로 도우면서 사랑하면서 살라고……빈부의 차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좁아진 세상과 매스컴의 활약으로 불우 이웃 돕기 운동이나 어려운 나라 돕기 운동 등이 매스컴에 자주 보이고 있고 ……빈부의 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정책적으로 나와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지……대륙마다 나라마다 새로운 것이 시도되고 있지만……과연 물질을 나누기 전에 무언을 진정으로 나누어야 할 것인지……수치상의 발전보다 왜 한 마리의 길 잃은 양을 찾으러 나서라 했는지......곰곰이 생각해봐 지기도 하지요……
요즘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의 촛불시위 모습은 이제 과학적 근거의 광우병 쇠고기 문제보다는 자존심문제로 넘어간 느낌입니다. 어딘가 둘 다 물러설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정권이 물러나던 아니면 폭도로 몰아 제2의 광주사태가 되던……극과 극을 달리는 모습이 정말 보는 사람의 마음이 착잡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이민사회의 자리잡고 나이 먹은 분들의 반응은 다 똑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못 먹어서 죽는 것은 보았어도 고기를 먹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반응이 끝내는 촛불 시위의 배후가 북한 빨갱이의 사주라는 것이고 지금의 한국 경제가 어려운 탓이 바로 이런 불순한 세력 탓이라는 것 이지요……
하지만 그 분들이 요즘 세상의 변화는 무시하고 인터넷도 무시한 채, 그저 그 분들이 최고라고 여기는 보수 언론으로 부터 접하는 정보의 편식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거기다 그 분들이 역사상 가장 가난한 <기브 미 쵸콜렛>세대이자……가장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룬 시대에 살아서 자신들이 대단해 보이는 것이……보면 현재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세대차이와 빈부의 차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그 사람들의 말처럼 어차피 이 명박대통령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비록 내가 안 뽑았어도 그 분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에게 책임이 있으니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의 시발점이 된 시위도 원래는 황제 폐하에게 빵을 주십시오 하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평화적 시위가 강제 진압으로 유혈 사태로 변하며 시작됐답니다. 그리고 미국의 독립도 영국에서 그 동안 인정한 식민지의 자유를 뺏으려는 정책이 원인이 되었다지요.
하지만 지금의 정권이 그 동안 우리 시민들이 누린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개방을 의도적으로 뺏고 통제하고 편식하게 하려는 점이 아주 위험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어찌 보면 촛불시위의 근원적인 문제점은 광우병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고 증명이 되느냐 그리고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국익에 이익이 되느냐 하는 논리적인 문제와 보수냐 좌익이냐 하는 이념적인 색깔 문제보다는……그저 없는 놈은 그저 배만 부르면 되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는 물질만능 사고의 정책과......그리고 상대적으로 가난해도 배고픈 것보다 더 참기 힘든 일이 바로 <무시당하는 것> 아니냐는 서민들의 정서적인 문제 의식의 차이점이...... 바로 문제의 핵심인 것 같기만 한 것이 그저 술 생각만 간절하게 드는 요즘입니다.
한겨레 필통에서(장외자 글)
말에서 많은 뉘앙스를 느낍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민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쁨으로 사는 길 (0) | 2008.07.30 |
---|---|
태산명동 서일필 (0) | 2008.07.10 |
대한민국은 (0) | 2008.07.10 |
한쪽 눈으로 보는 대한민국과 양쪽 눈으로 보는 대한민국 (0) | 2008.07.05 |
정조(正祖)의 두 이름, ‘이성’과 ‘홍재’ (0) | 2008.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