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호에 대한 우리의 의견

大韓民國의 大를 유추할 수 있는 단초

지성유인식 2008. 1. 21. 14:07

대인(大人)과 소인(小人)

 

이런 용어를 만나면 참으로 난감한 것이 번역하는 일입니다. 대인을 큰 사람, 소인을 작은 사람이라고 번역해서야 무슨 의미가 통하는 말이겠습니까. 대인은 대인, 소인은 소인으로 번역할 수 밖에 없는 우리말의 한계에 대한 딱한 마음을 버릴 수 없습니다. 『맹자』에 “대체(大體)를 기르는 사람은 대인이 되고 소체(小體)를 기르는 사람은 소인이 된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대체와 소체는 또 무어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그러나 대체와 소체의 설명이 있고 보면 대인과 소인의 의미도 드러납니다.


다산이 그의 제자 정수칠(丁修七)에게 권면해 준 글에서, “만약 우리 인간이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으며 온 생애 동안 근심 없이 지내다가 죽자마자 사람과 뼈가 함께 썩어버리고 한 상자의 글도 전할 것이 없다면 삶이 없는 것과 같다. 그런 삶도 삶이라고 말한다면 짐승과 구별되지도 않는다.” 라고 말했습니다. 공부하고 연구하여 무언가 세상에 도움이 되고 가치 있는 저서도 없이 죽는 삶의 헛됨을 분명하게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대체를 기르는 일(養其大體)과 소체를 기르는 일(養其小體)을 확연하게 구별하였습니다. “세상의 경박한 사나이들이 마음을 다스리고 성품을 도야하는(治心養性) 엄중한 인생의 수양을 한가로운 일(閒事)이라 지목하고 책을 읽고 이치를 궁구하는(讀書窮理) 일을 케케묵은 말(古談)로 치부해버린다.” 배부르게 먹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일에만 마음을 쏟으면 소체를 기르는 일이니 소인이 하는 일이고, 치심양성을 일삼고 독서궁리에 몰두하여 삶의 깊은 의미를 체득하고 세상과 역사 변천을 터득하여 민생의 풍족과 국가의 안전을 도모하는 일이 대체를 기르는 일로 대인이 되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라가 제대로 바르게 가고 세상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대체를 기르는 대인들이 많아야 하고, 나라가 제대로 가지 않으려면 소체만 기르는 소인들이 판치게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배부르게 먹느냐, 또 어떻게 해야 따뜻하게 입느냐만 따지는 사람들만 들끓고 있습니다. 대체를 기르는 대인들도 조금은 대접받는 문제도 거론해보면 어떨까요.

 

다산연구소 박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