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훈

고정관념의 탈피

지성유인식 2007. 8. 24. 12:16
 

40대 이상의 우리는 그 동안 일정한, 획일적인 교육의 틀 속에서 성장해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 경우 사고의 틀은 한정적,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그 사고의 틀을 확장, 변형하여할 이유를 생각하자는 차원에서 언어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자료가 있어 소개합니다.


언어의 경제학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을 때 화폐 경제의 생산성은 얼마나 큰 손실을 입게 될까?” 이 질문은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독자들에게 한 것이다. 좀 부연하자면 이렇다. 부모가 아이를 기르면서 ‘단체나 지역사회에서 타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동 규칙 등의 문화를 전수해 주지 않는다면’ 경제가 생산적일 수 없을 것이고, 이런 부모의 기능을 부모 아닌 사람에게 비용을 들여 대신하게 한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면서도 온전히 부모의 기능을 대신하게 되지 못할 것이므로, 그런 사회는 미래 경제 체제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라고 말했다. 그는 “그중 언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일꾼이 어떻게 생산적이겠는가?” “언어는 화폐 경제에서 특히 중요하고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경제에서는 그 중요성이 두 배가 된다”라고도 했다.

- 한국어는 한국 경제성장의 기반


한국에서 태어나 부모에게서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자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여 별로 특별할 것이 없이 들릴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역할’이 단순히 한국어를 습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와 함께 한국 문화를 전수하여 아이가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적응하면서 잘 살아가게 하는 것까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 인간이 언어를 배우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필요한 기술은 어릴 적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의 말을 듣고 대화하면서 모두 습득했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녀가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스승이다.”


그의 말을 종합하여 이해하자면,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에서 언어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대체로 어릴 적에 부모와 대화하면서 습득하게 된다. 아이들은 언어 습득 과정에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규범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부모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언어능력과 사회적응 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자라게 되는 사회는 미래 지식 경제사회에서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정도가 될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두 가지 걱정을 했다. 첫째는 ‘한국의 부모가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면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있는지’, 둘째는 ‘그 대화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이라는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지’이다.

- 부모가 제 역할 못 하면 사회적 손실


첫째 걱정과 관련해서 나는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지금보다는 고급한 말로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 정보 사회에 걸맞은 고급한 언어생활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그런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별도의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저급한 단어, 욕설 등을 멀리하고, 무의미한 말을 줄이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어생활을 해야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지식 정보 사회에 적합한 언어생활과 행동양식을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걱정과 관련해서 나는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단체나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지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지식은 학교에서 가르친다.) 그때그때 몸소 실천하거나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는 대화 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 남에게 해를 입히는 일, 규칙을 안 지키는 일, 약속을 어기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언어생활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가르치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모 때문에 우리 사회는 그들의 자녀를 가르치는 데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여야 하고, 그런 자녀가 일으키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엄청난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니, 우리 사회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한국어 습득 훈련을 충실히 하지 않는 것이 지식 정보 사회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날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최근 우리 사회에 급격하게 불고 있는 영어 쏠림 현상에 우려를 하고 있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한국 문화를 전수해 주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문화가 한국 사회와 생판 다른 외국으로 자녀를 보내어 영어를 습득하게 함으로써 한국어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 문화에서 멀어지게 한다면 이들이 앞으로 한국 사회에 얼마나 많은 짐을 지우게 될 것인가? 부모들이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고 돈으로 그것을 대신하게 한 결과 그 자녀들로 인해서 한국 사회가 겪어야 할 갈등과 불화, 그리고 이들을 한국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한국 사회가 들여야 할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어날 한국 경제의 생산성 저하를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다.


 글쓴이 / 남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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