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삶!

지성유인식 2006. 4. 24. 09:39

“왜 글공부에는 그 아비의 버릇을 이을 줄 모르고 주량만 아비를 훨씬 넘어서는 거냐?

이거야말로 좋지 못한 소식이구나”라고 걱정을 늘어놓으며

술을 마시는 법도에 대하여 세세한 조목을 열거하였습니다.

 

“술맛이란 정말로 입술을 적시는데 있다.

소가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넣는데 그들의 무슨 맛을 알겠느냐!

 

(-소가 물을 마시 듯, 개가 물을 마시 듯 음미하며 마시란 의미겠죠?

하지만 사람이 어디 물을 마실 때 혀에 적시며 마시남유,

그래서 동물과 사람이 다르고요-)

 

술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골아 떨어져 버린다면

술 마시는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폭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독(酒毒)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물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흉패한 행동은 모두 술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님이 둘째에게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토요일 밤!

 

3주전부터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써,

자격을 상실했다고 느낀 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큰 딸이 여름방학 유럽여행 준비관계로 채팅이 약속돼 있어

비켜달라는데 비켜주지 않고 필요하면 피시방에 가라했더니

"아빠는 게임하면서 왜 안비껴 주는 거예요, 그럼 피시방 비 주세요!"한다.

 

이 놈이 문을 박차고 나간 후

집에 있는 복분자주를 마시다 

한시간여 후 밖으로 나가 밤이 새도록 19만원어치의 술을 마시고,

일요일에도 마시고,

아직도 약간의 알코올氣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산다는 것은,

태어남과 주검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