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다른 스포츠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동계 올림픽의 쇼트 트랙 부문의 금메달 싹쓸이,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대회의 우승, 여자 프로 골프의 잇단 우승 등 흐뭇한 소식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에 눈을 돌리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심하고 저질스러운 정치 행태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 로비 의혹 사건,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사건이 신춘 정국을 더럽히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어디 그 뿐인가. 얼마 전에는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는 치매 발언으로 허유(許由)의 귀를 씻게 만들었다. 또한 미국을 격파한 한국야구팀에 대한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의 앞뒤 못가리는 논평에 국민들은 혀를 찼다. 쓰레기더미에 파리들이 들끓는 형국이다. 온갖 악취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도대체 정치판에는 왜 이런 부정적인 일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가. 야구처럼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지 못하는가. 정치에서는 드림팀이 나올 수 없는가.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정치 드림팀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는가. 여야 정당들은 서로 홈런을 주고받는 멋진 플레이로 국민을 사로잡아야 한다. 서로 못하기 경쟁, 실수하기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잘하기 경쟁, 점수따기 경쟁을 벌여야 한다. 상대방의 실수로 반사이익을 얻는 소극적이고 안일한 자세로는 희망을 줄 수 없다. 실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점수는 누가 매기나. 바로 국민이다. 유권자다. 열린우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정동영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민주·개혁·통일세력의 결집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 서울 봉천동 노인들에 이어 사할린 귀국 동포 노인들에게 본인의 동의 없이 당비를 자동 징수해간 것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나사가 빠져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모임과 중견 의원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17일 ‘지방선거와 한나라당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비주류 의원들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한나라당 대선 필패의 법칙’이 작동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대세론에 안주하고 다시 수구보수로 돌아가 국민에게 버림받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보수꼴통당’ ‘웰빙당’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얼마 전 ‘당이 긴장이 풀려 있다. 해변에 놀러온 사람들 같다’라고 꼬집었다.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도 드림팀을 띄우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증거들이다. 우리 정당에는 유권자를 사로잡을 알맹이가 없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 빈 강정이다.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저질스럽고 구태의연하고 함량이 부족한 구성원들을 솎아내고 당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정치에 드림팀이 뜰 차례다. 그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상쾌하고 유쾌하고 통쾌함을 주는 정치 드림팀의 등장을 기대한다. 드림팀의 정치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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