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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풍미

지성유인식 2018. 8. 13. 12:20
KTX 익산역을 왜 가져가려 할까?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빠름과 접근성을 다녀 본 사람들은 안다. 서울이 한 시간, 광주송정이 논스톱으로 27분이면 가능하다는 것을. 익산 바깥사람들이 그 부가가치를 더 잘 아신다.


1912년에 문을 연 익산역은 하루 만 명이 이용한다. 운송과 수송을 넘어 여기에 문화가 입혀지고 있다. 익산 서부로 이어지는 회랑은 훌륭한 갤러리다. 연주회도 열린다. 그렇다면 익산역과 광장에서 철도를 컨셉으로 하는 영화제를 할 수는 없을까? 

글쓴이 - 신귀백


역과 구도심이 코앞이다. 하여, ‘역사가 문화로’라는 테마로 구도심 살리기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안다. 그 매개지점은 당연히 문화다. 문화공간으로 활성화 된 익산역의 동선을 영정통 문화예술의 거리로 잇는 것이 도시재생의 첫 번째 단추일 것. 

익산문화재단에서는 문화예술의 거리를 살리기 위해 공방을 유치하고 매주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한다. 그런데 아직 미지근하다. 왜? 거기 이야기가 없으니. 역에서 이어지는 공간의 사인보드는 더욱 부족하다. 있다 해도 조잡하다. 무엇보다 주차공간이 거의 없다. 시에서 오래된 가옥을 매입해서 주차공간으로 사용해야 한다. 시급하다.

문화예술의 거리는 오고파다방을 거쳐 구시장 입구 실크로드로 이어져야 한다. 오래된 비단가게 협승창, 덕순흥, 유성동 이런 고색창연한 이름을 가진 실크로드에는 스토리가 있다. 구시장의 4.4 만세운동 기념비 뒤의 강점기 시절 오하시(大橋)농장의 석축과 사무실은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손 좀 봐야한다. 

남부익산 관광의 정점은 춘포다. 중간에 이띠기(엣뚝)가 있다. 습지공원으로 훌륭하다. 뿐인가? 동산동 여울휴먼시아 앞 수로는 옛날 유명한 빨래터였다. 빨래하는 아주머니를 멀리서 사진을 찍는데 죄지은 것처럼 부끄러워한다. 물이 들고나고 정화할 수 있는 빨래터를 만들어 드리면 어떨까. 

토다리를 지나 춘포역에 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驛舍)라는 것을 초등학생도 안다. 철도 덕후들과 사진가, 개인 블로거들이 아직도 많이 찾는다. 아, 그런데 역사만 덩그맣고 레일이 없다. 레일이 없으니 기차도 없다. 다만 역 앞 100년 넘은 휘어진 향나무만이 레일을 엿 바꿔 먹은 그 얼굴들에 대한 분노를 감추고 있을 뿐.

레일은 다시 사다가 깔 수 있다. 그것만으로는 메리트가 부족하다. 결국 마을로의 확장이다. 춘포 아니 대장촌은 마을 자체가 근대박물관이다. 일제강점기 도시계획의 표본이다. 성채를 닮은 에도가옥은 성성하다. 호소가와 도정공장은? 삼례예술촌 공간보다 더 훌륭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텐데. 김성철 가옥이 바로 앞에 있고 그보다 더 엄청난 자원이 있다. 바로 만경강!  

춘포들판을 가로지는 만경강의 대보뚝에 한 번 서 보라. 강폭은 넓어졌다 좁아지면서 서해로 흘러간다. 만경강에는 임진각에서 해운대에 이르는 모든 물가 곁에 차지한 갈비집과 카페 그리고 모텔이 없다. 그런데 거기 매일 낙조가 있다. 산보와 명상의 공간으로 딱이다.  

익산 역까지 빠른 기차로 접근했다. 문화예술의 거리와 구시장 실크로드를 거쳐 춘포로 가는 길은 조금 느긋하고 천천히 다녀와도 좋으리. 만경강이 흐르는 속도로 말이다.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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