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훈

화두란

지성유인식 2009. 5. 8. 14:14

일본을 발칵 뒤집은 두부 한 모


                        

「두부가 다 거기서 거기지...」우리가 두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이다. 두부시장은 대표적인 과점시장이다. 우선 입맛이라는 사람들의 습관이 좌우하는 시장이고, 제품 자체에 별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보니 결국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따라서 후발기업은 웬만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그런데 2005년, 일본에 이상한 두부가 나타났다!

이 두부는 불과 2년 만인 2006년, 매출 40億엔을 훌쩍 돌파하더니,

그해 닛케이 트렌디가 꼽은「일본 최고히트상품 10선」에 당당히 뽑혔다. 그리고 2008년 매출은 55億엔을 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토코마에 두부(男前豆腐)」!

우리 말로 하면 「남자다운 두부」이다.

「부침개용 두부」,「진한 콩맛 두부」는 본 적이 있지만,

두부가 남자답다니, 정말 엉뚱하고 재미있는 컨셉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이 바로 오토코마에 두부. 큼지막하게 적힌「男」字부터 예사롭지 않다.    두부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거침없이 허물어버린 오토코마에 두부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컨셉의 힘」이다.


이 특이한 두부가 세상에 나온 것은 이토 신고 (伊藤信吾)사장의 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4살 때 아버지가 경영하는 작은 두부회사에 말단 영업사원 

으로 입사한 그에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 열심히 두부를 만들어도 어째서 두부 한 모의 가격은 고작 100엔인가?' 그 때부터 신고 사장은 어떻게 하면 타사 두부와 차별화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시작 한다. 두부를 두툼하게 썰어 튀겨서 전용용기에 담아 보기도 하고, 소비자가 생두부를 원하는 만큼 잘라서 직접 포장하게 하는 등「다양한 판매 방법」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두부 한모의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번의 실패 끝에 신고 사장은 이런 결론을 얻는다.


"두부는 세상에 몇 백 종류가 있고, 모두 싼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다.

영업만으로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팔리지 않는 물건은 결국 팔리지 않는다.

맛에 승부를 걸어도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두부에도남다른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남자다운 두부」라는 컨셉.

그리고 이 컨셉에 따라 두부 제조법부터 디자인, 마케팅을 기존 두부와 완전히 차별화했다. 두유의 함유 농도를 높여 훨씬 고소하고 진한 맛을 냈고, 포장지에는 큼지막한 검정색으로 시원시원하게「男」字를 써넣었다. 그리고 「진정한 오토코마에, 즉 터프가이는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를 모토로 내세우며 마케팅을 시작했고, 가격도 보통 두부의 세배인 300엔으로 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엉뚱한 두부가 시장에 출시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선 두부와 인연이 멀었던 젊은 층, 그것도 남자들이 달려들었다.

늘 화제거리를 찾는 방송에서도「재미있는 두부가 있다」며 연이어 소개가 되었다. 재미삼아 한번 오토코마에 두부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그 고소하고 진한 맛에 반했고, 인터넷에는 소비자들이 올린 오토코마에 두부 이야기로 입소문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지금도 오토코마에 두부의 엉뚱한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각종 두부를 007 가방에 넣은 패키지 상품이 대표적인 예이다.


오토코마에 두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좋은 품질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깜짝 놀랄만한 남다른 컨셉이 있어야 한다. 아마 오토코마에

두부가 그저 맛있는 두부이기만 했다면 지금의 성공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둘째, 때로는 전혀 엉뚱한 것들이 만나서 놀라운 크리에이티브가 탄생된다. 두부와 남자의 만남이라는 생뚱맞은 결합이 오토코마에 두부를 만든 것이다.

때로는 유치하다, 너무나 생뚱맞다고 지나쳤던 것이 놀라운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이고,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인지도 모른다.


          <출처: SERICEO 비즈니스 3.0 中, 글: SERI 김진혁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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