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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을 위하여...♣
한 장사꾼이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다가
심한 모래 바람을 만나는바람에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눈에 익었던 지형 지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망망 대사막 위를 걷습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달아 오른 모래 뻘은
몸 속에 남아 있는 수분마저 다 핥아 갑니다.
준비해간 물은 동이 나고
최후의 수단으로 동고동락을 한 낙타를 죽여 물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근본 문제는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길은 나타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은 볼 수 없습니다.
더위와 갈증과 허기로 한 발짝도 옮기기 힘든 지경에
그만 살을 익히는 모래판에 쓰러지고 맙니다.
잠시 후 희미하게나마 정신이 들어
주위를 다시 둘러 봤습니다.
물체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력을 다해 기어갔습니다.
그곳에는 물 펌프가 있었고
손잡이에는 이런 쪽지가 쓰여져 있었습니다.
“이 펌프에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하면
달고 시원한 물이 끝없이 나옵니다.”
세상에 이런 잔인한 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사막 한 가운데 혀끝에 찍어 바를 한 방울의 물도 없는데
어디서 펌프에 부을 물을 구해 부으란 말인가?
하늘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절규하며
펌프 아래 모래 뚝을 발로 차니
모래가 공중에 뿌려지면서
종이 쪽지 한 장이 펄럭이며 땅에 떨어집니다.
“옆 바위 밑에 있는 물병의 물을 가져다가
펌프에 붓고 물을 얻으시오.”
이 글을 읽는 순간 살았다는 용기가 나고 힘이 솟구칩니다.
바위 밑에는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해 둔 물이
물병 가득 담겨 있었으며
또 한 장의 쪽지가 쓰여져 있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하여 떠날 때 병에 물을 가득 채워
쪽지와 함께 묻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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