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는 『논어』의 계씨(季氏)편에서 “온 세상에 도(道)가 있으면 서인(庶人)들의 의논이 없게 된다”(天下有道則庶人不議)라는 대단한 말씀을 남겼습니다. 이런 경(經)의 해석에 높은 수준의 학자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을 펴면서 각자의 학설을 주장합니다. 주자(朱子)는 “최고의 통치자가 실정(失政)을 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에게 사사로운 의논이 없게 되는 것이지, 억지로 입에 재갈을 물려 감히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上無失政 則下無私議 非箝其口使不敢言也)라는 해석을 내렸습니다. 송(宋)나라 같은 전제군주 시대에도 나라에 도(道)가 없으면 일반 서민들은 온갖 논의를 펴면서 떠들고 시정해줄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이런 해석에 대하여, 다산은 한발짝 더 나아가, “지극히 잘 다스려지던 시대에도 비방(誹謗)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를 세웠는데, 일반 서민들의 자유로운 의논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정통의 정치권력이 도(道)에 합당한 통치를 한다면 아무리 떠들라고 해도 떠들 사람도 없고, 특별히 서민들의 논의가 두려울 것도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시끄러운 논의와 분분한 일반 대중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일은 정도(正道)에 입각한 올바른 정치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천년 전의 공자나 주자도 바르지 못한 정치에는 서민들의 논의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거늘, 요즘처럼 개명한 세상에서 신문·방송·인터넷의 서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차단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언론의 자유나 서민들의 주의주장은 억누를수록 강해지고, 그 부메랑의 효과는 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도가 한 곳으로 돌아가고(道歸於一) 정치권력이 한 곳에서 나와(政出於一) 권력을 농단하는 권신이 없다면 정치가 바르게 되니 일반서민들의 떠드는 소리가 그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처럼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언로(言路)를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정책을 정상적이고 원칙에 맞게 돌아가게 하는 일에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지, 그와 반대로 하면서 사의(私議)를 막으려는 일은 절대로 부질없는 일임을 주자나 다산에게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다산연구소 박석무 드림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어느 사회엔가 속할 수 밖에 없고,
그 사회(조직)가 정도(正道)로 간다면 뒷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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