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노회찬 국회의원의 사망과 관련하여

나는 새 2018. 8. 10. 04:46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은 충격이었다. 미국 출장길에 있었던 노 의원은 최근 문제의 인물 드루킹과 2016년 관련된 5천만원 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바로 부인했다. 하지만 귀국하자마자 투신하고 말았다. 왜 그런 극단적인 행위를 했을까? 그동안 그 자신이 말한 정치에 더 이상 신뢰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절망적 판단에 따른 행위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볼 따름이다.

 

노 의원의 빈소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가 긴 줄을 기다려 조문했다. 그가 현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외쳤던 정의를 엄수할 수 없었던 현실과 엄수하지 못한 책임을 죽음으로 졌다는 사실에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은 ‘무전무치’를 떠올리며, 그가 진보 정치인으로 안정적으로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고 떠난 데 대해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의 죽음은 우리 정치 제도를 돌아보게 했다. 신인과 원외 정치인, 또한 군소 정당의 정치인에게 과도하게 불리한 것은 아닌지. 법은 지나치게 엄격하면서도, 관행적으로는 위법과 탈법이 자행되도록 하고 있어서, 협잡꾼의 농간에 말려들거나 검사의 법망에 놓이게 되는 상시적 위험을 구조화시킨 것은 아닌지. 정치자금법과 선거구 제도에서 법의 객관성과 규범 현실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정치의 문턱이 너무 높아 그들만의 국회가 되거나, 국회의원의 구성에 민의가 비례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대의기관의 민주적 정당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가 대중 정치인으로서 주목받고 서민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그의 위트 있는 서민적 언어때문이었다. 아무개 정치인이 자신의 막말을 서민적 표현이라 변명했을 때, 노회찬 의원은 그것은 서민에 대한 모욕이다, 서민들은 그런 막말을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서민의 삶에 발을 딛고 서민의 정서를 반영하며, 어려운 가운데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그였다.

- 다산연구소 소장 김태희 -

 

자살의 발단은 지금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특검에서 5,000만원의 불법 수수의 발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