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내게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길모퉁이에 쌓여 떨어져 딩구는
낙엽을 밟으며
나란히 손잡고
하염없이 가을 길을 걷고 싶은 사람
투정처럼 들리겠지만
맨 먼저 당신을 만나면
참 많이 보고 싶었노라고
이 말을 먼저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하늘 꽃 억새가
흐트러지게 핀 들녘을 거닐다
저 만치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하얀 카페에 들어가
국화 향 그윽한 차 한 잔 시켜 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고픈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 말을 안 해도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가을이 오면
꼭 한번 만나고 싶은 그리운 사람이
내게도 있습니다.
-파로호-